율리에 김득신 문학관을 짓는다면

2016.12.07 16:10:23

권오중

증평문인협회 회장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있다. 이는 겉보기에는 먹음직한 빛깔을 띠고 있으나 맛이 없는 개살구라는 뜻이다. 겉모양은 그럴듯하나 실속이 없음을 의미한다. 전국에 문학관이 많이 있지만 빛 좋은 개살구가 많이 있다. 만약 율리에 김득신 문학관을 짓는다면 빛 좋은 개살구가 하나 더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증평하면 머리에 뚜렷하게 떠오르는 브랜드가 없다. 필자도 증평에 오기 전에는 김득신에 대해 전혀 몰랐다. 따라서 시인이며 다독가로 유명한 김득신을 잘 활용하면 증평을 알릴 수 있는 호재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율이 세계 최하위라고 한다. 김득신을 브랜드로 독서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한다면 증평을 차별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연유로 김득신 문학관이 도서관 옆에 있으면 시너지효과를 높일 수 있다.

예전에는 상징성을 중요시하여 문학관을 지었지만, 지금은 활용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짓는 추세다. 요즘 사람들은 예전과 달리 사랑방처럼 드나들기 편한 문화공간을 선호한다. 나 또한 그렇다. 율리에 문학관을 짓는다면 한 번 정도는 호기심으로 가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주 찾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차를 타고도 한참을 가야하는 그곳을 자주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차가 없는 분들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피붙이인 형제도 멀리 떨어져 살면 남이 되고 가까이 사는 이웃이 님이 되듯이 문화공간은 언제 어느 때나 이용하기 편리해야한다. 김득신 문학관이라는 님을 율리에 짓는다면 남이 될 확률이 크다. 그런 문제점을 정확히 간파하여 군민이 많이 이용하기 편한 곳에 다양한 시설을 배치해서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한다.

이렇게 명약관화함에도 불구하고 접근성이 떨어져 실제로 많은 군민이 이용하기 어려운 곳에 문학관을 지어서 예산을 낭비하거나, 사업추진을 못해 예산지원을 못 받게 되는 우를 범하는 관계자가 있다면, 그 어떠한 명분도 용납될 수 없고 마땅히 책임소재를 가려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율리에는 문학관을 대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업구상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거북이 닮은 좌구산에 토끼와 거북이 설화를 바탕으로 천문대와 연계하여 활용하는 사업을 한다면 흥미도 있고 각광도 받을 수 있는 명소로 발돋움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문학관 조성과 관련된 관계자들은 지금부터라도 자신들의 입장만을 고집하지 말고 만용과 오만의 늪에서 벗어나 진정 증평군의 앞날과 증평군민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심사숙고하기 바라며, 함께 지혜를 모아 훌륭한 문학관이 증평에 지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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