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12월 14일)

2016.12.13 16:38:13

[충북일보] 거친 암릉의 한 가운데를 걷는다. 툭 터진 조망을 시원하게 즐긴다. 파란 하늘 풍경이 고스란히 담긴다. 하얀 서릿발이 땅 위로 곤두선다. 가지마다 상고대가 하얗게 핀다. 걷는 속도감이 서서히 떨어진다.

찬바람이 안개를 빨리 밀어낸다. 앞으로 나갈수록 추위가 매섭다. 골짜기 서쪽 응달은 한 겨울이다. 서리 맞은 버섯이 구름과자 같다. 온기 품은 바람이 살짝 다가온다. 숲속 풍경이 차츰차츰 포근해진다.

겨우 걸린 잎이 살랑살랑 흔들린다. 상큼한 겨울 향을 몸소 뿜어낸다. 산속 등대처럼 산객을 인도한다. 제대로 걷고 보는 방법을 가르친다. 지혜로운 산행을 유도하는 장치다. 산의 높이보다 깊이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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