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역 신설 논리는 여전히 모순이다

2016.12.21 15:00:41

[충북일보] 고속철도가 부정확하고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면 각광받을 수 있을까.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한국철도시설공단은 KTX 세종역 신설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철도공단의 '이상한(?)' 철도 건설 정책에 대한 비난이 많다. 철도공단 스스로 역간 적정거리 기준을 무시하는 모순에 빠졌기 때문이다.

철도공단은 불과 4년 전 역간 적정 거리 기준을 마련해 발표했다. 철도 건설의 효율성과 역 신설과 관련된 소모적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이 기준에 따르면 역간 거리는 고속철도 57.1㎞, 일반철도 7.3㎞, 광역철도 2.2㎞ 이상이 적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정도 역간 거리가 확보돼야 최고속도를 낼 수 있다. 역간 적정거리 확보가 적정 속도 운행을 가능케 하는 셈이다. 다시 말해 역간 적정거리 확보가 안 되면 고속철 도입 의미도 사라지게 된다. 고속철로써 제 속도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세종역 신설 주장은 모순이다. 공주역과 오송역 간 거리는 불과 44㎞다. 시간으로 따지면 10여 분 남짓이다. 중간에 세종역이 신설되면 22㎞씩 반분하게 된다. 44㎞ 거리에 KTX 기차역 3개가 들어서는 국내 유일의 초미니 구간이 되는 셈이다.

세종역 신설을 위한 타당성 연구용역 결과는 이달 중 나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내년 1월로 미뤄진 상태다. 속내가 뭔지는 모른다. 아무튼 세종역이 신설되면 역 간 거리가 20km대로 좁혀진다. 고속철의 저속철로 추락을 의미한다.

수많은 역효과 역시 예상된다. 우선 고속철도의 기능상실과 함께 운행의 비효율성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이용객의 사회적 비용 증가와 지역 간 갈등 초래도 불을 보듯 훤하다. 공주역의 이용객 감소와 오송역의 기능저하도 충분히 예측된다.

세종역 신설은 지역 균형발전의 원동력을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충청권의 상생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세종시가 한 겨울에도 따뜻한 봄을 보는 혜안을 가졌으면 한다. 단순히 정치적 공약·논리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충청권은 세종시 탄생에 힘을 합쳤다. 세종시도 충청권 상호 간의 이해와 협력을 중시해야 한다. 무엇이 진정 국가발전과 국토균형발전, 충청권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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