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우석 주필의 풍경읽기 (12월 27일)

2016.12.26 14:56:35

[충북일보] 깜깜한 두메마을에 불이 켜진다. 노부부가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싸라기와 강냉이 포대가 열린다. 늙은 부부가 불을 달래고 어른다. 첫 단계로 애기죽이 만들어진다. 엿기름의 도움으로 엿국이 된다.

엿틀 밑으로 무른 엿국이 흐른다. 엿국이 서서히 증발돼 날아간다. 젓기만 계속하는 지난한 일이다. 열 시간 지나 달콤 조청이 나온다. 늙은 부부가 다시 조청을 젓는다. 마침내 전통의 엿이 만들어진다.

내산리 외갓집 아궁이가 생각난다. 겨울풍경에 옛 추억이 떠오른다. 쌀쌀한 날씨에 풍경이 흩날린다. 겨울 풍경이 가을보다 고적하다. 벌거벗은 가로수가 더 쓸쓸하다. 노부부의 고된 흔적을 떠올린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