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MOU 실패 출구전략을 찾아라

2016.12.27 15:23:26

[충북일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심혈을 기울인 사업이 물거품으로 끝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대개는 양해각서(MOU)를 기본으로 한 사업들이다.

충북도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청주공항 MRO 사업과 이란의 2조원 자본을 통한 오송투자 사업이 대표적이다. 충북도는 해당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업과 체결한 MOU를 토대로 어마어마한 경제효과를 전망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두 가지 다 사업추진도 못했다. 양해각서는 휴지조각이 돼 버렸다. 일각의 우려 제기에도 "기다려 달라"는 말을 되풀이했던 충북도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연일 언론과 지방의회의 비판과 공격을 받고 있다. 속빈 강정의 대표적 사례다.

MOU는 당사자 이행 등을 전제로 맺는 약속이다.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다. 단순히 의향이나 의사 정도를 확인하는 절차다. 여건이나 환경이 바뀌면 언제든지 파기나 변경이 가능하다. 따라서 정부나 지자체의 실적 홍보에 이용할 사안이 아니다.

그런데 현실은 다르다. 정부나 지자체는 경쟁적으로 MOU 체결에 대해 지나치게 호들갑을 떨고 있다. 마치 당장 엄청난 경제 효과를 낸 것처럼 과대 포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별 볼일이 없을 정도로 허무하게 끝나고 있다.

수억~수조원의 경제 효과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투자나 본 계약으로 이어진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MOU에 강제적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충북도와 이란이 맺은 2조 원대 투자협약을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충북도는 불과 얼마 전까지도 '제2의 중동 붐' 같은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희망 고문'이었다. 한 번 더 강조한다. MOU는 그저 강제적 효력이 없는 양해각서다. 언제든 '양해각서=사업시행'이 아니라는 증명의 방정식이다.

그렇다고 MOU가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정부나 지자체가 '뻥튀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만약 양해각서 대로 되지 않더라도 사실을 알리면 된다. 출구전략이란 의미는 여러 가지다. 단순히 우왕좌왕하면서 철수부터 생각하는 건 출구전략이 아니다.

가장 뛰어난 출구전략은 희생이 늘어만 가는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대응 방법을 찾아내는 노력이다. 충북도는 이제라도 스스로 만들어낸 중동 '거품'을 걷어내야 한다. 나머지를 위해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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