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우량 종묘 재배,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2017.01.12 17:14:44

허윤선

충북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박사

종자 산업은 미래 식량 수급의 신성장 동력이자 농업계의 블루칩으로 나라마다 농업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이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의 종자 시장은 약 9.9%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2022년 1천132억 8천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종자 시장의 전체 규모는 5천 800억 원 수준으로 세계 종자 시장의 1.1% 정도를 차지하며 현재 첨단기술을 접목한 신품종 육성, 의학·소재산업과 연계한 융복합기술 개발 등 다각도의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종자 산업의 핵심 분야 중 하나는 획기적인 특성을 갖는 우수한 신품종 육성이다. 많은 농가에 보급되기 위해서는 품질이 좋고 병원균에 감염되지 않는 건전한 종묘의 공급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국내 과수 묘목 시장 규모는 400억 원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국내에 유통되는 과수 묘목은 대부분 바이러스 등 병해충의 감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채 공급되고 있다. 2013년 사과, 복숭아 등 국내 주요 과종에 대한 바이러스 검정 결과, 전체 과원의 30~60% 정도가 감염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주요 선진국들의 과수 묘목 생산관리 체계는 어떨까? 미국, 일본, 영국, 네덜란드는 1960년대부터 무병묘(無病苗, virus free stock) 생산 공급 기반을 갖춰나갔으며 현재 무병묘 유통비율이 100%에 이르고 있다. 원종 육성·공급 및 병해충 검정 등 무병묘 관리 보증은 국가 전문기관에서, 모수 관리 및 묘목 대량생산은 정부 감독하에 민간에서 맡고 있다. 또한 검정기관에서 인증하는 묘목업체에서만 묘목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우리 정부도 2025년까지 무병묘 80% 공급을 위한 '무병묘목 생산유통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관련 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무병 원종을 공급하고 중앙과수묘목관리센터는 무병 원종을 증식·생산하며 거점 묘포장에서는 무병묘의 대량 생산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과수 보증묘목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를 의무화하고, 자격을 갖춘 기관이나 단체를 무병화 처리 전문기관으로 지정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무병묘 관리시스템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충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2009년부터 고부가 원예작목에 대한 무병묘 생산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 왔다. 식물체의 생장점(세포의 분열조직)을 떼어낸 후 무균 배양해 바이러스가 없는 건전묘를 최단기 6개월 이내에 대량생산하는 배양기술을 확보했으며, 블루베리, 양앵두 왜성대목, 오디 뽕나무 등의 무병묘 생산기술을 개발했다.

해마다 관련 기술을 묘목 업체에 이전해 지금까지 49건의 통상실시 계약을 체결했고, 7천여 만 원의 기술사용료를 받는 등 무병묘 생산기술을 실용화, 산업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기술이전 업체로부터 생산된 국산 배양묘의 국내 보급이 본격화돼 수입 묘목의 30% 이상을 대체하면서 국산묘자급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충북농업기술원에서는 웰빙·힐링시대에 부합하는 기능성 작목에 대해서도 우량 건전묘를 생산할 수 있는 무병화 국산 기술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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