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계획 차질 “기상청 못 믿겠다”

오보 주의보 남발

2007.08.13 21:10:40

회사원 김모(여·25)씨는 국지성집중호우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리겠다는 기상청의 예보에 따라 지난 주말 친구들과 계곡으로 가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했다.

하지만 하루 종일 비는커녕 구름조차 거의 없는 맑은 날씨가 이어졌고, 오랜만에 친구들과 맞춰 잡은 올 여름 휴가를 망치게 됐다.

김씨는 “집중호우 예보에 어렵게 맞춘 휴가가 취소되는 바람에 올해는 친구들과 휴가를 함께 보낼 수 없을 것 같다”며 “기상청에서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도대체 어떠한 근거로 예보를 하는지 요즘 같아선 도무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지난 주말 집중호우소식에 물놀이 계획을 취소해서인지 충북도내 계곡 등 피서지는 최근 주말에 비해 한산한 모습을 보였으며, 이에 따라 인근 상인들과 민박 등도 날씨 오보에 따른 직·간접적 피해를 봤다.

최근 국지성 집중호우가 오겠다는 예보에 맑은 날씨가 이어지고 강수확률이 낮은 날에 폭우가 쏟아지는 등 예보가 어긋나는 일이 잦아지면서 기상청 오보를 믿고 휴가계획을 잡았던 시민들이 큰 낭패를 겪고 있으며, 잘못된 날씨 예측으로 생업에 지장 받은 상인 등의 비난이 기상청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이모씨는 기상청 게시판을 통해 “지난 주말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양의 비가 온다고 해서 위약금까지 물고 여행계획 취소했더니 올 들어 가장 좋은(?) 날씨였다”며 “장사를 하는 이들은 물론, 야외 행사 등을 취소한 이들의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이냐” 항의했고, 한 네티즌은 “이젠 기상청에서 비가 온다고 해도 무조건 떠나겠다”며 최근 이어지고 있는 오보를 비꼬기도 했다.

또 임모씨는 “오늘내일 날씨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시는 분들이 일주일 예보는 왜 수시로 바꾸면서 올려놓는 거냐”며 날씨 오보에 따른 무책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기상청 예보에 대한 신뢰도가 지난해보다 떨어졌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으며, 최근 기상청 강수예보의 경우 적중률(1~9일)이 평균 73.5%로 나타나 지난해의 강수예보 정확도(85.2%)보다 10%이상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국지성 집중호우 등 돌발성 기상현상이 잦고 서해를 지나는 대기에 대한 관측이 어려워 정확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호우세포 추적 소프트웨어 등 첨단기술을 적극 활용해 적중률을 80%대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3개월 예보를 통해 8월 대기불안정으로 인한 국지성 호우의 발생 가능성이 높겠으며, 9월에는 중국내륙에서 발달하는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맑은 날이 많겠고, 동서고압대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올라 9월초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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