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소리‘청주아리랑’재탄생

극단 늘품, 오늘부터 모레까지 너름새서 공연

2007.11.02 11:07:47


중국 길림성의 작은마을 정암촌 주민들은 기쁜일이 있거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올 때 ‘청주 아리랑’을 부른다.

청주에서는 이미 80여년 전에 자취를 감춘 이 노래가 머나먼 타국 중국에서 불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극단 늘품(대표 안진상)은 80여년 전 청주를 비롯해 충북도 전역에서 불려오던 ‘청주 아리랑’을 소재로 한 연극을 2일부터 4일까지 문화공간 너름새에서 초연한다.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천은영씨는 “일제강점기던 1938년 일제강제이주정책에 의해 옥천, 보은 등지에서 중국으로 이주된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정착해 마을을 형성한 곳이 지금의 정암촌”이라며 “고향에 대한 기억과 각자 간직한 추억을 잊지 않기 위해 이들은 ‘청주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이들에게 이 노래는 죽어서도 잊을 수 없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에 대한 위로가 된다”고 설명했다.

현존하는 정암촌과 ‘청주 아리랑’을 소재로 실제 역사를 담고 있지만, 극에서 다뤄지는 주된 내용은 픽션으로 처참한 현실로 인해 이별 할 수 밖에 없었던 두 연인의 시간과 공간마저 초월할 만큼 애절한 사랑을 다루고 있다.

천 씨는 “역사에 희생돼 우리 기억에서 잊혀져간 사람들이지만, 강한 애국심으로 전통을 지켜왔기에 우리는 이들을 기억해야 하며 특히, 본 고장인 충북과 청주에서는 이들의 존재를 꼭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관객들이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우리가 지켜야 할 전통의 메아리를 함께 하기 위해 ‘청주 아리랑’을 연극화해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연극에는 조선족 철민이와 그의 여자친구 현, 정암촌에 살고 있는 철민의 할아버지, 한국에 살고 있는 현의 할머니가 등장한다.

철민과 현에 의해 밝혀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애절하고 슬픈 사랑이야기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칠수와 만수’, ‘그것은 목탁구멍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 등 30여편의 연극에 출연했던 배우 길창규가 할아버지를, ‘누가누구’, ‘잃어버린 날개를 찾아서’ 등 다수의 연극에서 연기를 펼친 배우 홍순천이 철민과 할아버지의 젊은시절을, ‘시장사람들’ 등에 출연했던 배우 김미희가 할머니를, ‘넌센스 잼보리’ 등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사서현이 현이와 할머니의 젊은시절을 연기한다.

한편 충북좋은공연종합관람권의 지원을 받은 이번 공연은 2일 오후 7시 30분, 3~4일 오후 4시, 7시에 문화공간 너름새에서 공연되며, 오는 17일에는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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