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가을의 한 복판에서 산객들을 맞는다. 산객들이 대나무 수채화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오래된 뽕나무 향이 전하는 맛을 음미한다. 대나무 사이로 비친 햇빛의 산란이 신비롭다. 청정 원시림이 감춰진 호수와 잘 어울린다. 호수와 숲이 함께한 구슬뫼길 한 바퀴에 마음이 깨끗해진다. 걷기여행의 참맛을 알게 해 주는 구슬뫼길이다.
구절초 군락지
가을 정취가 제법 난다. 하늘이 푸르고 숲이 붉어진다. 수풀이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우거진다.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은 풍요의 길을 찾아간다.
군산저수지 수변로가 깊숙이 이어진다. 산책로 길이가 무려 13.8 km나 된다. 보통 걸음으로 4시간 가까운 시간을 필요로 한다.
구슬뫼길은 군산시가 조성한 도보여행 코스다. 구불길 4구간에 속한다. 등산로와 수변로 두 가지로 만들져 있다. 억새 무성한 곳이 바람개비 공원이다. 입구에서 토끼와 거북이가 반긴다. 억새풀길이 조성돼 있다.
저수지 입구에서 오른쪽 방향으로는 억새밭이 있다. 왼쪽은 저수지 제방으로 걷는 길이다. 등산과 산책이 모두 가능하다. 드넓은 저수지를 끼고 있는 낭만이 담보된다. 그 속에 있는 것 자체가 낭만이다.
핵심구간은 저수지 연안을 따라 걷는 수변 오솔길이다. 충북일보 클린마운틴 회원들이 걸은 길이다. 가족과 함께 걷기에도 좋다. 저수지를 한 바퀴 다 걸으면 5시간 정도 걸린다. 물론 시간에 맞춰 일부구간만 이용할 수도 있다.
등산로를 이용하면 거리 단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느리게 걷고 싶다면 수변길이 알맞다. 숲 곳곳에 앉아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평상이 마련돼 있다. 삼림욕을 할 수 있는 의자도 있다. 백 살 넘은 왕버드나무 군락지는 명품이다.
대나무 숲 구간은 구슬뫼길의 진품이다. 습지와 대나무 숲, 왕버드나무 군락지 등은 자연의 보고다. 그대로 천혜의 자연경관을 이용한 생태자연학습장이 된다. 학생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자연 학습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물도 공기도 참 깨끗하다. 물가엔 갈대가, 산에는 억새풀이 산다. 억새풀은 최고의 가을 장관이다. 초입부터 억새가 은빛으로 너울댄다. 단풍을 능가하는 억새의 절정이다. 죽향 묻어나는 오솔길도 마음을 잡는다. 솔바람 소리가 귀를 흔들고 지나간다.
왕버드나무 물그림자는 매력적이다. 계절에 관계없이 조용하고 아름답다. 셔터를 누르면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원시림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생긴 대로 걷는 둘레길이다. 이름도 구불구불 구불길이다.
걷는 내내 잔잔한 호수와 대화가 가능하다. 느리게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다. 사람과 대지가 나눈 교감의 흔적이 덧대져 좋다. 한 발 한 발 옮길 때마다 산머리 도는 구름과 함께 한다. 조신한 발걸음에 풍경도 숨죽인다.
우거진 나무 숲속길이 좋다. 평평한 길보다 오르내리는 산길이 좋다. 들풀과 들꽃, 송진 냄새 등 온갖 나무향이 좋다. 산길의 최대 매력은 냄새다. 구슬뫼길은 이 모든 걸 갖추고 있다. 구슬뫼길은 호수로 안정을 찾고 수변풍경으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