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역병(疫病)이 주는 암시(暗示)

2020.03.23 16:47:32

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인류역사를 돌이켜 보면 자연재해와 질병으로부터 수많은 도전을 받으며 목숨을 걸고 싸워왔다. 풍수해, 지진 등 자연과의 전쟁으로부터 도전을 받으며 살아왔고, 영토를 확장하여 세력을 넓히려는 전쟁이 나면 소중한 목숨을 바쳐가며 나라를 지켜왔다.

또 다른 보이지 않는 도전은 세균과 변종바이러스 등 돌림병이라 했던 질병과의 전쟁으로 전 세계가 불안과 공포 속에 모든 일상이 정지 된 상태에서 긴장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샤스와 메리스를 겪었지만 코로나 19는 강한 악성 변종바이러스로 전 세계로 확산되어 지구촌의 시계가 멈춰선 듯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7년 만에 받는 딸의 학위수여식도 취소하더니 신학기는 시작되었으나 학생들은 입학식도 못하고 3월 한 달을 집에서 보내고 있다. 가파르게 늘어나던 확진세가 꺾이는 모양이지만 안심하기는 이르고, 밀폐된 공간에서 집단감염이 확산되므로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우선 사람과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하고 있어 모든 일상 활동이 정지되고 있어 정상적인 생활이 멈추었다. 친목모임도 취소되고 각종 회의나 집회 행사까지 중지되어 자영업은 개점휴업상태가 유지 되고 있다. 국내외여행이 안 되기 때문에 여행업계의 타격이 매우 크다. 대부분 집에서 두문불출(杜門不出)하기 때문에 시가지나 도로가 한산(閑散)하다. 오가는 사람이 없는 거리를 바라보면 적막감마저 들어 전쟁이라는 말을 실감한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도 비상이고 이탈리아가 심각한데다가 미국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여 전 세계가 코로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전자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는 미세한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전 세계가 무기나 핵을 사용하지 않는 전쟁 중이라 할 수 있다.

요즘 가장 인기가 있는 품목은 단연 "마스크"라 할 수 있다.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말이 실감난다. 약국이나 우체국, 농협하나로 마트 앞에 서너 시간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2장의 마스크를 살 수 있고, 요일 제 판매를 해도 품절이라는 안내문을 써 붙인 곳도 많다. 공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염되므로 이를 차단하기 위해 거리두기와 마스크쓰기는 자신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손잡이나 버튼 등을 통해 전염되므로 외출 후에 손 씻기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려다가 사람이 타고 있으면 안타는 현상도 나타난다. 이미 타고 있는 사람은 서운한 감정이 생기지만 자신을 보호하려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면 이해도 된다.

2020년 봄은 왔는데 봄을 느끼는 마음보다는 코로나 19 때문에 세상인심은 험악해 지고 있다. 만약에 지구촌을 다스리는 그 무엇이 있다면 왜, 전 인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것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바이러스 균에 의거 폐렴증상으로 고열이 나며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구촌의 자연현상에 균형을 맞추기 위함인가? 이런 저런 사유(思惟)를 하게 된다. 아마도 인간이 욕심을 자제하지 못하고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고 일침을 가하는 경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집에서 음식을 조리하여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들에게 밥상머리 교육을 하라는 무언(無言)의 가르침이 있는 것이 아닌가· 맛 집을 찾아 즐기느라 가족과 소원해 지는 것을 경계하라는 뜻도 있는 것 같다. 안 만나도 될 일을 오가느라 도로는 차로 넘쳐나고 매연을 일으켜 미세먼지로 건강을 해치지 말고 왕래를 자제하라는 것인가· 무엇보다 이번 기회에 더 겸손해지고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느껴보라는 암시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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