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絶妙)한 인연(因緣)의 두 남자

2021.09.27 15:30:12

이찬재

수필가·사회교육강사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인연을 맺게 된다. 의도적으로 인연을 맺으려 한다고 모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연히 인연이 되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한다. 혈연으로 맺어지는 인연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만약에 혈연을 선택할 수 있다면 천륜으로 맺어준 기존의 질서가 무너져서 아수라장(阿修羅場)이 될 것이다. 인연이라는 것은 참으로 묘한 면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실 예가 있다. 동양이 아닌 합리주의와 과학문명이 첨단을 달리는 미국 이야기라서 더욱 의아(疑訝)하기만 하다. 이 두 남자는 미국의 대통령 이었습니다. 한 남자는 1860년에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한 남자는 100년 뒤인 1960년에 당선됐습니다. 그런데 두 남자 가 금요일에 죽었는데, 머리에 총알을 맞고 죽었습니다. 두 남자 모두 총을 맞을 때 부인이 옆에 앉아 있었습니다. 한남자는 포드 극장에서 죽고, 한 남자는 포드에서 만든 자동차에서 죽었습니다. 극장에서 죽은 남자의 암살범 '부스'는 극장에서 암살을 하고 창고로 도망가다 잡혔고, 자동차에서 죽은 남자의 암살범 '오스왈드'는 창고에서 저격한 뒤 극장으로 도망가다 잡혔습니다. 암살범 '부스'는 1839년생이고, 암살범 '오스왈드'는 1939년생입니다. 이 정도만 봐도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탄성이 저절로 나옵니다. 그런데, 두 남자의 뒤를 이은 부통령 이름이 모두 '존슨'입니다. 앤드류 존슨은 1808년생이고, 린든 존슨은 1908년생입니다. 두 남자 모두 대통령으로 있을 때 자식 중 한명이 사망했습니다. 두 남자의 암살범 모두 재판 전에 의문사로 죽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한 남자는 링컨 대통령이고, 한 남자는 케네디 대통령입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인연인지 링컨 대통령의 비서 이름은 '케네디' 였고, 케네디 대통령의 비서 이름은 '링컨' 이었습니다. 링컨과 케네디 모두 이름이 알파벳 7자리입니다. 후임 대통령 앤드류 존슨과 린든 존슨의 알파벳은 13자리로 똑 같습니다. 암살범인 존 윌크스 부스와 리 하비 오스왈드는 15자리 알파벳으로 일치합니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 에는 너무 절묘한 일로 믿기지 않지만 사실입니다. 이런 인연을 무엇으로 설명해야 이해가 될까요?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 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중략)… 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 천 수 만 번의 애달프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 짓이 숨 쉬고 있음을 ;(중략)…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김현태님의 詩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중에서 일부가 마음에 와 닿아 옮겨보았습니다. 어떤 인연에 이끌려 우리는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세의 인연으로 만나려면, 전생에 우리는 몇 억 겁을 스쳐야 만이 이렇게 현세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 맺은 인연은 쉽사리 끊어지기 어려운 것이기도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늘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 또 헤어지곤 합니다.

어느 누구 한사람에게라도 상처 주는 일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무심코 내가 주었던 마음의 상처가 훗날 나에게 상처로 다가올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사랑하며 아끼며 살아가기에도 너무나 짧은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는 것을 알고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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