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으로 산뜻해진 향교주변

2024.02.05 17:02:59

이찬재

충주향교 전교·시조시인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간이 모여 사는 도시도 오래되면 건물이 노후 되고 불편해지게 된다. 집이 헤지면 수리하듯이 도시도 재생하여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 눈에 잘 보이지 않아 느끼지 못할 뿐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도시골목이 좁아도 유럽의 좁은 골목처럼 수리하고 잘 가꾸어 살지 않고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 인구가 변두리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국민은 기존의 것을 재생하여 쓸 생각은 안하고 그냥 버리는 경향이 많다. 재활용으로 자원낭비를 막아야 하는데 말이다. 좁은 국토에 농지를 택지로 바꾸어 아파트만 늘어난다. 그러다 보니 도심이 텅 비는 공동화(空同化)현상이 해가 갈수록 심화된다. 3천여 명이 넘었던 초등학교가 폐교의 위기를 맞고 있다. 넓은 운동장과 그 많은 교실이 텅텅 비어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가적으로 크나큰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변두리에 세워지는 아파트단지에 학교를 새로 세우지 말고 기존의 가까운 도심학교로 스쿨버스로 실어 나르면 도심학교가 폐교되지 않아도 될 것인데 말이다. 도심상권도 살아남지 못하고 번화가였던 곳에 텅 빈 가게가 한둘이 아니다. 구도심을 살리려고 많은 노력을 기우리지만 그 효과는 미약하기만 하다. 정부에서는 도시재생사업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변화를 꾀하고 있어 정말 다행이다. 충주향교주변도 교현·안림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한지 4년이 되어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어울림센터 건물을 세워 경로당과 주민편의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향교주변의 도로를 정비하여 현대식 소공원으로 조성되어 신도시처럼 정비되었다. 올해 향교동산에 둘레 길과 팔각정이 세워지면 살기 좋은 동네로 새롭게 변신할 것이다. 도심의 주택을 매입하여 부족한 주차장을 만드는 사업도 잘하는 사업이지만 일본처럼 주택을 지을 때 주차면적을 확보하는 정책을 폈다면 좁은 길이 주차장으로 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담당공무원은 수시로 향교를 방문하여 협의를 하면서 고생하는 모습은 안 쓰러 울 때도 있다. 향교 명륜당에서 어린이 예절과 인성교육을 해 보겠다하여 지원금을 받아 어린이집 유치원아이들에게 실시한 전통인성교육이 각광을 받으며 반응이 너무 좋아 타 지역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 사업이 종료되면서 지원금도 끊겨 2024년에는 교육이 중단위기에 처했다. 장의회 때 익명의 장의께서 후원금을 모아 교육을 이어가자고 제안하였다. 향교에서 처음으로 후원계좌를 개설하여 연말연시에 한 달 만에 960만 원을 자발적으로 후원하여 겨우 교육을 이어갈 수 있게 되어 가장 큰 보람이다. 철제였던 홍살문을 목재로 세웠고 바닥도 신도(神道)는 붉은 색 대리석으로 깔고 화강암 의자를 놓고, 전통문양의 가로등과 주목도 두 그루를 심어 공원처럼 말끔하게 단장이 되었다. 향교 담장주변도 꽃나무를 심고 단장했다. 종합안내판, 현수막 게시대 등까지 새롭게 갖추어 문화재인 향교건물과 조화를 이루어 조선시대 교육기관인 향교가 시민과 더 가까워지고 산뜻하게 정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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