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 의장단 선출 방식 바꿔라

2024.06.18 19:40:01

[충북일보] 청주시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선출과 관련해 시끄럽다. 관행적 양보정치가 사라진 22대 국회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거대 양당의 이해득실에 따른 입장차이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22대 국회는 운영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3개 위원회의 위원장 자리를 놓고 파행을 거듭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관행에 따라 운영위원장은 여당 원내대표가, 법제사법위원장은 원내 제2당에서 맡아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3개 상임위원회장 모두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관철했다. 아무튼 민주당이 국회의장, 법사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국회 운영의 핵심인 3자리를 모두 차지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다르지 않았다.

청주시의회 의장단 선출 상황은 국회와 정반대다. 국민의힘이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의장단까지 독식하려 하고 있다. 시의회는 국민의힘이 22석, 더불어민주당이 19석, 무소속 1석으로 배분돼있다. 국민의힘 당내에서 합의만 이뤄진다면 국민의힘 후보가 의장으로 당선될 확률이 아주 크다. 민주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전반기 시의회 출범당시 전반기 의장은 국민의힘에서, 후반기에는 민주당에서 맡기로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반기 의장은 민주당이 가져가야한다는 논리다. 요지부동 바뀌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 17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후반기 의장을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전반기 합의 당시에는 양당의 의석수가 21석씩 같았다. 하지만 현재는 여러 요인으로 의석수가 변동돼 합의의 효력이 없어졌다는 게 약속 파기 이유다. 그러다 보니 오는 25일 진행되는 의장단 선출과정에서 양당의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청주시의회도 국회처럼 원 구성 때마다 여야 간의 힘겨루기가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국회든 지방의회든 정치적으로 통용되는 양보 관행이 있다. 의석수가 어쨌든 간에 서로 지켜야 할 일종의 불문율이자 신사협정이다. 그걸 지금 청주시의회가 모두 져버리고 있다.

국회나 지방의회가 새로운 원 구성 때마다 여여 힘겨루기 하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우리는 국회나 지방의회에서 합의된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고 판단한다. 예컨대 미국처럼 어느 정당이라도 단독으로 과반 이상 의석을 차지한 경우 상임위원장직을 독식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안배를 하되 특정 상임위원장직을 야당 몫으로 미리 정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정해 놓고 지키면 된다. 그런데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당리당략에 따라 지키지 않는 게 문제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국민들의 눈에는 국회나 지방의회가 정쟁만 일삼는 곳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특히 청주시의회는 청주시민들을 위한 대의기관이다. 시민들의 의사 전달과 이익 대변에 나서야 한다. 자당의 이해득실에만 매몰되면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한 발 물러서 민생을 위해 양보하는 성숙된 지방의회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물론 애당초 의도한 바는 아닐지 모른다. 애초 의석수 동수 출발 당시 어쩔 수 없는 약속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다. 배수진까지 쳐가며 팽팽하게 맞설 일은 아니다.

문제가 뭔지를 생각하고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수당의 일방통행 식 운영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사고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지금의 대치 방식에서 벗어나려면 의장단 선출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그게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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