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쌀로 빚은 이도, 세계 향한 조은술세종의 발걸음"

緣터뷰 1. 경기호 조은술세종 대표
"술의 정직함과 같이 살아가는 것"
청주지역 유기농 쌀 원료 100% '이도 42'
농산물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 생산 특화
국내산 수수 활용한 '한국 고량주' 시장 준비
"전통주 산업 확장 위한 변화 필요"

2024.09.09 17:55:58

편집자

경제인들의 1차 목표는 이익 창출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한 이윤추구를 넘어 지역·지역민과 상생방안을 모색하고 사람과 지역을 잇는 네트워크를 창출하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기업인상 정립을 통해 충북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 기업인들이 생각하는 미래기업의 가치와 앞으로 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경기호 조은술세종 대표가 2024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증류주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도42'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조은술세종은 나에게 하나의 인생입니다. 술의 정직함과 같이 살아가는 것이 나의 철학입니다."

경기호(63) 조은술세종 대표는 '술'을 빚는 과정에 대해 '혼을 담은 원료로 정성을 다해 생산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2016년에 이어 '2024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도42'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연이어 오고가는 와중에도 경 대표의 반듯함은 흐트러짐 없이 한결 같았다.

경 대표는 "술이라는 것은 자기의 혼을 담는 것이다. 조은술세종의 술은 하나의 산업이기도 하지만 농업이기도, 가업의 연장선상이기도 하다. 장인정신을 쏟지 않으면 안 된다"며 "경영을 하면서도 내가 직접 술을 빚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조은술세종은 1년 기준 쌀 400t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중 250t은 국내산 쌀이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번에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도42는 청주지역 유기농 쌀 50t을 원료로 만들어진다. 원료 100%가 유기농이다.

청주 낭성지역에 10년 계약재배를 통해 유기농 쌀을 확보하고 있는 조은술세종은 '농업인'이라는 신념과 후세를 위한 더나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경 대표는 "농업인 출신이다. 농업을 하다보면 토지를 많이 버리게 된다. 땅을 다시 살려보자는 의미에서 간접농이지만 계약재배를 통해 유기농쌀 재배를 하게 됐다"며 "굳이 어려운 유기농업을 하고 계시는 분들과 가격이 더 높은 유기농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있기에 가능한 순환고리다. 나는 그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유기농업의 발전은 좋은 환경 속에서 우리 후세들이 자랄 수 있는 환경과 터전으로 만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경기호 조은술세종 대표가 2024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증류주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도42'에 대한 주요 성분과 제조법 등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조은술세종은 다양한 전통주 연구개발을 통해 약주와 탁주 등 50여 종의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늘 새로운 상품을 연구 개발하는 경 대표와 직원들은 이제 '언제든' 다양한 원료를 고민할 준비가 돼 있다고 한다. 조은술세종으로 OEM 협업 제안이 많이 들어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가 다양한 원료의 농산물을 가지고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것도 '농업인'에서 시작된다.

그는 "이미 경험을 통해 농산물 원료에 대한 습득이 돼 있기 때문에 그 특성을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것에 특화돼 있다"며 "모두 각기 다른 맛을 지니고 있지만 만들어진 각각의 상품들은 늘 같은 맛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러려면 충분한 양과 충분한 숙성 과정을 거쳐야한다. 발효과학이 바로 전통주다"라고 설명했다.

전통주에 대한 신념과 자부심을 가진 그는 2023년 한국막걸리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최근 젊은층들을 중심으로 지역별 전통주와 증류주 등의 인기가 모아지는데 대해 그는 '반가움'과 '걱정'을 표했다.

경기호 조은술세종 대표가 2024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이도42'로 증류주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김용수기자
경 대표는 "다양한 층으로 수요가 확장되는 것에 대해서는 참 다행스럽다"며 "특히 젊은 세대들이 주조 산업에 들어서기 위해 전통주, 지역특산주 제조 면허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약 70~80%를 차지할 정도다. 매우 발전적인 경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통주 산업을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양화되고 있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트렌드, 세계 주류 시장에서 막걸리 산업이 맥주·소주·위스키 등과 겨루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조은술세종은 2016년부터 수출을 시작해 현재 약 15개국에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경 대표는 "젊은 세대들이 현재 규제에 국한된 것만 배워서는 넓어진 시장과 산업에 진출하기 어렵다. 우리의 전통주는 전통주대로 국내산 쌀을 이용해 고품질화·프리미엄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동시에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진 맥주들이 물밀듯 들어오는 시점에서는 그들의 니즈에 맞춘 다양한 상품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기본과 트렌디함 두 가지 트랙으로 가야한다. 시장은 변했고 사회도 변했다. 막걸리 산업 역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경 대표는 '한국 고량주'시장에도 도전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고량주는 수수(고량)을 주원료로 한 증류주다. 현재 국내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중국산 수입 고량주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경 대표는 올해 수수 품종 시범화 단지에서 농가와 계약 재배를 체결했다. 약 2~3년 후 수확을 통한 국내산 고량주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경 대표는 "우리 전통주는 세대를 어우르는 술이자 문화이다. 술은 나눔과 소통 신뢰의 매개체다. 가장 존경하는 세종의 생각이 새로운 세상을 가는 것,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기에 그 길을 따라가려고 한다"며 "좋은 환경 속에서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과 우리 술의 다양화를 통해 전통의 세계화의 길에 노력하려고 한다"고 마무리했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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