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더 늦으면 기회 없다" 의대 교수들, 삭발·단식 투쟁 돌입

2024.09.09 20:09:16

삭발하는 의대 교수들

2025학년도 대학 수시모집이 시작된 9일 오후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본관 앞에서 충북대 채희복(가운데)·강원대 김충효(오른쪽)·고려대 박평재 교수가 삭발식을 갖고 의대정원 증원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충북대를 포함한 3개 대학 의대 교수들이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는 삭발식과 함께 단식투쟁을 시작했다.

채희복 충북대병원·의과대학 비대위원장과 김충효 강원대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 박평재 고려대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충북대 의과대학 앞에서 삭발식을 열고 2025년 의대 증원 취소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국민의 건강권과 학생들의 학습권, 의사의 진료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불법적인 2025년 의대 증원을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지난 8월 14일 발표에서 '의대 정원은 법적으로 2년 전 확정돼야 하기 때문에 2026년 의대 정원도 이미 확정됐다고 말해 지난 2월 발표한 2025 의대 증원이 불법임을 시인했다"며 "의료 대란은 더 늦으면 기회가 없다. 정부는 의대 증원 철회를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수들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 정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이번 '의료대란 원인 제공자'로 지목하며 이들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단식투쟁 돌입한 의대 교수들

2025학년도 대학 수시모집이 시작된 9일 오후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본관 앞에서 삭발식을 가진 충북대 채희복(가운데)·강원대 김충효(왼쪽)·고려대 박평재 교수가 의대 1층 첨단강의실에서 의대정원 증원 취소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에 돌입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이들은 "산부인과 포괄수가제를 밀어붙여 현재 분만 위기를 가져온 박 차관과 2026 의대 정원 확정을 선언한 장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중징계하라"며 "의료 현장과 거리가 먼 정치 의사·공무원 등이 만든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패키지를 폐기하고 재논의하라"고 비판했다.

또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고 우리도 의료 위기를 되돌리기 위해 힘에 부치도록 노력 중"이라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다시 한번 의대 증원 철회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삭발식에 이어 의대 본관 첨단강의실에서 단식에 돌입했다.

단식은 수시 전형이 마감되는 오는 1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채희복 위원장을 비롯한 교수 3명은 외래진료 등 기존 진료는 일부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의대 증원 백지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2025학년도 수시 원서접수는 이미 시작됐기 때문에 검토가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5학년도 정원을 재검토하면 학생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2026년 이후 의대 증원에 대해선 의료계가 과학적 근거를 갖춘 합리적 의견을 내놓는다면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겠단 입장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 임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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