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잡는 '가짜 비아그라'

청주지역 성인용품점서 불법유통
정품과 달리 인체 치명적 부작용

2010.05.18 19:29:28

"어제부터 발기된 상태예요. 살려주세요."

지난 15일 청주의 한 비뇨기과에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왔다. 성인용품판매점에서 구입한 비아그라를 먹고 난 뒤 무려 40시간 동안 발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병원을 찾은 A(48)씨의 증상은 약물로 인한 음경발기지속증. 그가 먹은 비아그라는 정품이 아닌 가짜였다.

청주지역에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유통이 극성을 부리면서 시민들의 건강에 위협을 주고 있다.

청주상당경찰서는 지난 3월부터 청주지역 성인용품점을 중심으로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유통시키는 일당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탐문수사에 들어가 판매업주 3명을 붙잡은 뒤 이들에게 가짜약을 판매한 공급원을 쫓고 있다.

이들은 공급원에게 가짜 비아그라와 씨알리스 등을 한 알 당 1천원에 구입한 뒤 가게를 찾는 손님에게 한 알 당 5천원에서 1만원에 판매해 왔다.

문제는 이렇게 유통되는 가짜약들이 인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

경찰조사 결과 이들에게 압수한 가짜 비아그라에서 발기부전 치료 성분인 실데나필 함유량이 정품에 비해 최고 50%나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런 약품을 함부로 복용해 발기가 과도하게 지속된다면 오히려 영구적인 발기부전이 생기거나 시력손상, 심장정지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충북대병원 김원태 비뇨기과 전문의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는 대부분이 중국산인 불법 약품으로 각종 부작용을 발생시키고 있다"며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를 통해 복용량이나 기간 드응ㄹ 확인한 후 정품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남용하는 남성들의 습성도 문제가 되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병원과 약국을 방문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남성이 발기부전이라는 사실을 감추고자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가짜 약을 구입한다는 것.

여기에 가짜 약으로 10배가량 폭리를 취하려는 일부 성인용품점 업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불법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까지 성인용품점을 운영했던 A(30)씨는 "매장에는 한두알 정도의 샘플만 가져다 놓는다"며 "단속에 걸려도 내가 먹기 위해 샀다고 속이면 된다"고 귀띔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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