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 청주 육거리시장 어두운 단면

닭 배설물 바닥에 흥건… 비오면 곳곳서 물 '뚝뚝'

2010.06.13 18:24:14


편집자 주

청주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육거리시장은 전국에서도 손꼽힐 만한 재래시장이다. 1년에 약 2천여명 정도의 전국 재래시장 관계자들이 벤치마킹하러 오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화려함 이면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8일 육거리재래시장을 찾았다.

◇유동인구 3만명… 주차장은 132석

하루동안 육거리시장을 찾는 시민들은 3만여명 규모지만 준비된 주차장은 132석에 불과해 골목마다 심각한 주차난이 벌어지고 있다.

ⓒ강현창기자
육거리시장은 매머드급 규모를 자랑한다. 10만㎡이상의 면적에 2천여개의 점포, 4천여명의 종사자가 근무하고 있다. 육거리상인연합회에 따르면 육거리시장을 찾는 시민은 하루 평균 3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사람이 몰리면서 생겨난 주차난이다. 육거리시장의 주차장은 모두 2곳으로 각각 41석, 91석 규모다. 유동인구를 생각한다면 절대적으로 부족한 셈이다.

그 결과 육거리시장 주변 도로는 불법주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쌀집을 운영하는 민모(38)씨는 "잠깐 한눈을 팔면 창고 앞에 차가 주차해 작업에 지장이 많다"며 "오가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200석도 안 되는 주차장으로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화려한 시장 뒤에는 혐오시설 방치

육거리시장에서 팔고 있는 애완용 고양이가 사료대신 생 닭의 머리를 먹고 있다.

ⓒ강현창기자
청주 육거리시장 '닭집골목'에 들어서자 고약한 냄새가 코를 파고들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닭과 오리 배설물들이 시장바닥으로 흘러넘치고 있다.

한 가게 앞 철장 안에서는 눈도 못 뜬 새끼고양이가 사료대신 닭머리를 뜯어먹고 있었다. 앞 냉장고 유리문 너머에는 개 3마리가 목이 잘린 채 걸려있었다.

한 가게앞 냉장고에는 머리가 잘린 개 3마리가 그대로 진열돼 있어 오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강현창기자
이곳을 지나던 여중생 최모(15)양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가게 앞에 죽은 동물을 진열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연신 구역질을 했다.

개고기집 주인 배모(여·50)씨는 "여긴 원래 이런 곳이다. 10년이 넘게 이런 방식으로 장사를 했다"며 "다니기에 불편하다면 다른 곳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육거리시장 주요 골목이 웅장한 아케이드와 깔끔한 간판 등으로 단장을 한 반면 보이지 않는 곳은 10년 전 모습 그대로였다.

◇곳곳에 숨어있는 문제들

아무리 둘러봐도 손님이 쉴 공간은 없었다. 가까운 성안길은 골목 중간에 벤치를 설치,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지만 육거리시장에서는 그런 시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상인연합회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었다.

최경호(43) 상인연합회장은 "매년 2천여명 정도의 외부손님이 견학을 오지만 매번 쉴 곳이 없어 불만을 토로한다"며 "빈 공간마다 점포가 가득 차있어 의자나 쉼터공간을 확보하기가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또 "비가 오면 아케이드 곳곳에서 물이 새지만 예산이 없어 수리를 못하고 있다"며 "시가 아케이드 확장을 한다고 하는데 고장 난 곳을 고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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