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의 보배 이렇게 관리가 허술해서야

2007.09.17 08:13:14

오랜 만에 제천의 명산 신선봉~미인봉 능선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그 명성에 비해 관리 실태가 너무 부실하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능선상에 설치된 밧줄들이 한결같이 낡아서 체중을 의지해 당기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아니나 다를까. 신선봉에 다다르기 얼마 전의 절벽 중간에 설치돼 있던 로프의 중간이 끊어진 채로 방치돼 있었다. 필경 누군가 몸을 의지했다가 줄이 끊어지며 심각한 육체적 정신적 충격을 입었을 것이다.
끊어진 부분을 보니 이미 절단된 지 제법 오랜 시일이 지난 것이 분명했다. 안전 로프가 설치돼 있다는 말만 믿고 이 능선을 찾았다가 낭패를 겪은 사람들이 돌아가 어떤 말들을 했을까.
충주호를 끼고 있는 제천의 명산들은 호안선이 특히나 아름다운 충주호 풍광을 끼고 있기에 인기가 높다. 충주호의 충주쪽 산들은 밋밋한 반면 제천쪽 산들은 기암과 호수가 바라뵈는 암릉들을 갖추고 있어 전국적 명산이 될만하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명산 암릉은 관광객 유인 효과를 갖기 어렵다. 등산로 관리 실태가 그렇다는 사실은 입소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질 것이며, 제천의 명산을 찾는 이들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제천시는 부족한 예산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예산을 넉넉하게 보전해줄 수 있는 제 고향의 보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들을 먼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등산 기자 생활 23년의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이 충주호 동쪽 명산들은 잘만 가꾸면 기막힌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다. 호수가 바라뵈는 전국의 그 어떤 산보다 능선에서 보는 경치가 아름답다. 과도하지 않은, 등산객들의 모험심을 적당히 만족시켜 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시설물 관리를 철저히 하는 한편 홍보를 잘 하면 관광객들이 줄을 지어 오를 명산들이다. 제천시 당국의 대오각성을 바란다.
금수산~가은산에 걸친 지역을 국립공원구역으로 빼앗겨버린 일은 두고두고 비난받을 것이다. 국립공원 구역으로 편입되면서 예전에 등산객들이 자유로이 드나들던 등산로들이 모두 공단의 출입통제로 막혀버렸다. 제천시는 이 보물단지 지역을 되찾아오려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안중국 <제천시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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