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 음주운전보다 치명적

2007.10.16 22:07:34

(2-3초만 깜박해도 100미터 질주. 추석연휴 장거리 운행 각별히 주의)

■음주보다 더 무서운 졸음운전
졸음운전은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운전자가 있어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무(無)운전자 상태이기 때문이다. 잠시 깜박하는 사이 이미 차량은 엄청난 거리를 운전자 없이 달리고 있는 것이다. 시속 100km이상을 달릴 경우 1초에 28m를 달리게 된다.
즉 2-3초만 졸기만 해도 차량은 100m 가까이 질주하므로 정신을 차릴 틈조차 없는 상황이다. 음주운전 보다 더 무서운 것이 졸음운전이다.
음주운전은 경찰의 단속에도 걸리고 대리운전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졸음운전은 운전자의 의지에 거의 모든 것을 맡기게 되기 때문이다.
속도가 높은 대신 단조로운 운전환경이 계속되기 때문에 졸음운전으로 이어지기 쉽고,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발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해 경찰청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졸음운전 사고는 일반도로(1.3%)보다 고속도로(6.7%)에서 훨씬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면서도 반복되는 위험한 질주
문제는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졸음운전을 반복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버스나 화물차등 사업용 자동차를 운전하는 경우에는 특히 심하다. 전국자동차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1600명정도 가운데 절반이 넘는 약 60%가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운전을 하고 있다고 답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직업운전자 가운데 피로 때문에 운전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느끼면서도 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고 대답한 비율이 화물차는 55% 버스는 40.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공사가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고속도로 운전자의 91%가 졸음운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호남선의 경우는 94의 모든 운전자들이 졸음운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졸음운전에는 장사가 없다
피로는 왜 느끼고 운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운전자들이 느끼는 주요 원인은 불량한 도로시설, 기상상태, 도로정체 등 근무환경과 운전석의 불편함, 부적절한 높이 등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장기간 운전이나 야간 운전등 휴식부족 상태에서의 장시간 운전등도 피로를 가중시킨다.
그런데 피로에는 조절가능한 단계도 있지만 조절이 불가능한 단계도 있다. 조절불가능한 단계에는 개인 의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체의 제반 기능이 저하된다. 특히 인지기능과 운동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위기 대처 능력이나 주의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게 되므로 사고 위험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다.
감각기능 역시 현격히 떨어진다. 참고로 시내버스 운전자는 운전을 시작한지 7시간이 지나면 체온과 혈압이 상승하고 시각 반응이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럭 운전자는 피로감이 더욱 심해 운전한지 6시간이 지나면 버스운전자와 같은 반응이 나타난다.
졸음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이 절대 허풍이 아니라는 것이다.


■충분한 휴식과 속도 준수가 기본
추석연휴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 그만큼 졸음운전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상황이다. 추석연휴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손해보험협회, 자동차10년 타기 시민운동연합 등에서 제시하는 졸음운전 예방법 등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가장 기본은 충분한 휴식이다.
고향집에 빨리 도착하려고 무리하게 움직이면 그만큼 화를 당하기 쉽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 운전할 때는 제한속도를 준수해야 한다. 속도가 높아지면 운전자 근육에 본능적으로 힘이 들어가게 돼 피로를 가중 시킨다.속도 준수는 단순한 기름 값 절감 이상의 효과가 있다.
생리 리듬이 흐트러지는 것 역시 조심해야 한다. 연휴 기분에 들떠서 무리하게 운전을 하지 말고 휴게소를 적절히 이용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되는 대목이다. 최소한 2시간마다 한 번씩은 반드시 쉰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갓길 휴식은 추돌 위험이 있으므로 절대 금물이다.
이 밖에도 에어컨 및 히터 바람은 운전자 얼굴을 향하지 않게 하고 운전 중에는 수시로 환기를 시키며, 감기약 등 졸음을 유발하는 약을 복용한 뒤에는 운전을 삼가야 한다.

/이귀연 한국도로공사 증평영업소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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