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화력과 밀착취재 기반 확충하길

2007.11.09 00:00:44

‘지하방에서 생활하는 김모씨는 햇빛이라도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지난 11월 7일자 충북일보의 기획기사 ‘지하주거 형태의 허와실’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참으로 춥지만 따스한 기사이다. 몇 년전 충북일보의 지면을 처음 접하고 느낀 감정이 이러한 것이었다. ‘참 따스한 시선을 가진 언론이구나!’

난 충북일보의 기획기사를 좋아한다. 내가 충북에서 살아온 햇수도 어언 30년이 되어가지만 충북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이웃을 돌아보게 해주는 창은 충북일보의 기획기사라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다루어왔던 외국인 이주 노동자, 결혼 이민자, 노인문제, 여성문제, 극빈층 문제 등에 대한 심층취재 기사는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철학 서적과도 같았다. 숨어있는 재능 있는 충북인들의 소개는 충북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우리사회에는 아직도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소수자의 문제는 우리 일상생활의 아주 밀접한 일부이며 그 숫자의 적고 많음에 관계없이 국가와 사회로부터 불평등한 대우와 차별과 질시를 받고 있지만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야하는 우리의 이웃이다. 이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더불어 사는 삶의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것은 지역을 선도하는 언론으로서 바람직한 자세라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우리시대의 빛과 그늘을 동시에 조명하는 좋은 기사를 기대해 본다.

‘클린마운틴’!. 참 깨끗한 이름이다. 거창하지 않고 소박하지만 그 울림만큼은 너무나 크게 와 닿는다. 큰 산의 메아리처럼 산뜻하다.

새로운 등산문화의 물꼬를 튼 클린마운틴 산행 행사가 보여주는 모습이 충북일보의 또 다른 얼굴이리라. 클린마운틴 행사 참가자들의 소감평을 지면과 인터넷을 통해 몇 번 본적이 있다. 지역 언론의 사회적 책임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이처럼 각자로 하여금 실천하게 하는 모범을 보이는 일이다.

지금 지구환경문제는 복잡하고 심각하다. 대기. 물, 토양 등 매체별 오염형태가 심각한 수준이며 세계인구의 약 40%가 물 부족 상황에 처해 있다. 환경파괴로 인해 매년 멸종하고 있는 생물종은 무려 천여종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다. 클린마운틴같은 행사를 더 많이 발굴하여 지역주민 하나하나가 정신적으로 풍요로와지고 변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작은 변화들이 모여 커다란 트렌드를 형성하는 법이다.

충북일보의 지면 편집도 천편일률적인 모양을 벗어나 참신한 느낌을 주며 젊은 감각이 엿보인다. 그러나 지면 및 제작방침을 지방주의에 입각하여 조금 더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중앙지에서 다룰 수 없는 지역밀착형 취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다매체 시대에 지방지는 특화된 제작과 기사 발굴이 없이는 한 단계 도약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며칠 전 미국의 3대 지상파 TV인 ABC, CBS, NBC에 대한 저녁 메인뉴스 시청자가 1년에 100만명씩 감소한다는 신문보도가 있었다. 이는 새로운 뉴스를 발굴하기보다는 권위 있는 신문이 선도하는 쟁점을 재가공해서 시청자에게 전달하는데 치중함으로써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다.

충북일보 창간이 벌써 5년이 되어간다. 이제 중견 언론사로서 성장하여 지역여론을 선도하는 위치에 서있다. 앞으로도 지방행정에 대한 감시 역할뿐 아니라 충북주민들의 광범위한 참여를 통한 토론장으로 더욱 더 발전하길 기대한다. 지역주민의 여론형성과 대변을 통해 충북의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힘 써주길 바란다. 또한 충북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문화활동을 독려하고 문화적 창조력을 극대화하는데 지면을 많이 할애하고 실천해주길 바란다. 좋은 사회는 좋은 문화에서 잉태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지방 신문사들과 지역방송들이 양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언론사의 증가가 지방언론의 질적 역할과 기능 제고를 담보하고 있지 않은 게 현실이다. 충북일보가 지금까지 노력해온 것 만큼 친화력과 밀착취재 기반을 확충하여 다시 한번 도약하길 기대한다.
건강한 언론, 충북인의 주체성을 유지 발전시키는 언론, 철학과 문화가 있는 언론의 중심에 충북일보가 우뚝 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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