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약국제도' 있으나 마나

충북지역 참여약국 턱없이 적어
'일반약 슈퍼 판매' 미봉책 비판

2010.07.25 22:20:07

보건복지부와 대한약사회가 이달 중순부터 '응급약국' 운영에 나선 가운데 충북지역에서 동참하는 약국이 거의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일반 의약품 약국 외 판매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효율성도 없는 정책을 내놓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전국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심야에도 문을 열거나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응급약국 2천848곳이 지정됐다.

심야응급 약국은 레드마크 약국(연중무휴나 오전 6시까지 영업)과 블루마크 약국(오전 2시까지 영업)으로 나눠진다. 전국에서 각각 51곳과 30곳이 지정됐다.

ⓒ뉴시스
연중무휴 약국은 그린마크 약국(공휴일·주말 4시간 이상 영업)과 옐로우마크 약국(밤 10시나 자정까지 영업)으로 분류되며, 각 2천174곳과 593곳이 신청했다.

그린마크와 옐로우마크 약국은 '마크'라는 별도의 명칭 없이 기존부터 운영되고 있었지만 이번 '응급약국제도' 운영으로 세분됐다. 이 제도에 동참하는 4종류의 약국에는 각 색깔별로 현판이 배분된다.

그러나 충북지역의 경우 참여 약국이 턱없이 적어 '눈 먼 정책'으로 전락하고 있다.

기존에 운영되던 그린마크와 옐로우 마크는 각 100여곳, 12곳으로 그나마 구색은 갖추고 있으나 이번에 추가된 레드마크는 청주지역에만 2곳이 있으며, 블루마크는 도내 한 곳도 없는 상태다. 운영비에 비해 수익금이 너무 적다는 이유에서다.

심야시간 대 의약품 구입이 용이해질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가 참여약국 저조로 무산될 위기에 놓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응급약국제도 자체가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 요구'에 대한 면피성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경실련은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복지부와 약사회가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외면한 채 심야응급약국으로 회피하고 있다"며 "이 제도는 지난 2007년 도입했다 참여약국이 적어 실패한 '24시간 약국제도'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청주에서 레드마크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심야근무 약사의 한 달 급여는 400만원 정도지만 심야시간대 한 달 매출은 100만원 수준"며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결국 무자격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 강현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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