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게임장 단속 왜 성과없나 했더니…

끊이지 않는 경찰관-업주 유착비리
"풍속담당 근무지 정기적으로 바꿔야"

2010.09.08 21:48:28

"밤을 새우면서까지 불법 게임장을 단속하면 뭐합니까. 업주와 짜고 치는 몇몇 비위 경찰관 때문에 조직 전체가 욕을 먹는데요."

8일 청주지역 모 경찰서 생활질서계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잇따라 터지는 경찰과 불법 사행성게임장 업주 간 유착사건을 보며 이렇게 한탄했다.

경찰서 생활질서계는 풍속사범 중 불법 사행성게임장 단속을 주 업무로 하는 부서다. 은밀히 운영되는 게임장 특성 상 한 번 단속할 때마다 교묘하게 피해 다니는 업주와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한다.

단속 뒤에도 "왜 우리만 단속하느냐. 다른 업소에서 돈을 받았다고 신고하겠다"는 업주들의 협박과 불만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불법 게임장 업주와 몇몇 경찰관들의 유착관계가 사실로 드러나 동료 경찰관들의 맥을 빠지게 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일 흥덕경찰서 소속 모 경찰관이 올 2월부터 6월까지 관내 게임장 업주에게 단속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돼 파면됐다.

또 지난 3월 음성경찰서 모 경찰관이 불법 게임장 영업을 신고한 민원인의 진술조서를 무단으로 폐기, 징계를 받는가 하면 지난해 6월에는 충주서 소속 경찰관 3명이 불법게임장의 뒤를 봐주다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경찰 내부에조차 "비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풍속 담당 경찰관의 정기적인 '물갈이' 인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유착 비위는 관련 부서에서 장기간 근무한 경찰관들에게서 주로 발생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유흥업소가 많은 지역의 지구대도 주기적인 인사교류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경찰관은 "대부분의 경찰관이 공명정대하게 단속에 나서지만 현장에서는 끊임없이 유혹이 있기 마련"이라며 "단속업무의 피로감과 유착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풍속 담당 경찰관들의 주기적인 인사순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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