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열풍 부는데… 충북은? - 대청호 둘레길 뒤늦게 빛

민간탐사대 '160km 호반길' 개척
아직 변변한 안내판 하나 없어…지자체, 관광투자 적극 나서야

2010.09.12 19:17:33


충북 청원군 현도면(賢都面) 하석리(下石里)와 대전 대덕구 신탄진동(新灘津洞) 사이의 금강 본류를 가로지르는 대청 다목적댐. 대전·청주를 비롯한 충청지역과 군산·전주 등 전북지역에 생활·공업·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지난 1980년 완공됐다.

대청댐은 높이 72m 길이 495m 면적 129만6천㎥의 매머드급 규모로, 총 저수용량은 14억9천만t에 달한다.

댐 건설로 조성된 대청호는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다. 호수 안의 여러 섬들과 수려한 주변 경치로 인해 '내륙의 한려공원'이라도 불린다.

그러나 아픈 기억도 있다. 담수가 시작된 1980년 이후 11개면 86개 마을이 수몰됐고, 4천75세대 1만6천178명이 고향을 등져야 했다.

대청호는 그렇게 산과 호수, 과거와 현재, 아름다움과 아픔을 동시에 안고 있는 살아 있는 '역사의 호수'다.


이런 대청호가 최근 감춰왔던 자태를 드러냈다. 청남대 개방에 따라서다. 30여년 간 고이 간직해온 수려한 경관이 공개되면서 전국의 트레킹 마니아들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길은 험하다. 거의 자연 상태 그대로다. 아직 트레킹 코스가 완전히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전 쪽은 많이 활성화됐다. 대전시가 발 빠르게 대처한 결과다. 대전시는 대청호 대전지역을 중심으로 '대청호반길'을 조성, 지난 4월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총 사업비는 4억6천600만원.

코스는 테마형 자연생태 탐방로(걷는 길) 11개 코스 59㎞와 자전거길 3개 코스 26.6㎞, 총 85.6㎞ 구간으로 이뤄졌다.

곳곳에는 산책로 안내판과 이정표, 목책계단, 전망대, 안전로프 등을 설치했다. 중간 중간 마을에는 대여 자전거를 비치했다.

대전시를 이를 바탕으로 '2010대충청방문의 해' 관광객을 대거 끌어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대전보다 훨씬 큰 유역면적을 갖고 있는 충북은 어떤 상태인가. 한마디로 '꽝'이다. 지자체 차원의 대응이 하나도 없어서다.

그나마 최근 민간단체가 청원, 보은, 옥천 등 충북지역의 트레킹 코스를 개척, 다행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름 하여 '대청호 둘레길'. 충북지역 12개 구간 120여㎞에 대청호반길 4구간 40여㎞를 더했다.(도표 참조) 대청호반길이 대전지역 위주인 반면, 대청호 둘레길은 대청호 전체를 대상으로 했다.

산을 좋아하는 청주시민으로 구성된 '레저토피아 탐사대(대장 김웅식)'는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00여 차례 현장답사를 벌여 이 같은 성과를 이뤄냈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현재는 코스만 개척된 상태로 변변한 안내판 하나 없다. 지자체의 투자가 절실한 때다. 천혜의 자연을 갖고 있어도 구슬도 꿰어야 보배요,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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