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길 열풍 부는데… 충북은? - 제주 올레길 등 성공사례

제주 올레길 경제가치 200억 이상
볼거리·먹을거리·즐길거리 갖춰
지리산 둘레길도 명소 자리매김

2010.09.13 19:00:23


걷기 열풍이 예사롭지가 않다. 거짓말 조금 보태 대한민국 전역이 등산화 발자국으로 뒤덮였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9년 10대 히트상품으로 '도보체험관광'을 꼽았다.

그렇다면 걷기 마니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길은 어디일까. 개인별로 취향이 달라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한 번 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길은 있다. 그 유명한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이다.

이 두 길이 불과 3년여 만에 최고의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단순한 길에 그치지 않고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등 이른바 관광의 3대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 올레길은 지난 2007년 탄생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민간단체가 트레킹 코스를 개발하면서부터다. 그 해 1코스(시흥초~광치기 해변, 15㎞)를 시작으로 현재 21개 코스가 개발됐다. 총 길이는 350여㎞로 코스 당 평균 길이는 15㎞ 이내, 평균 소요시간은 5시간 내외다.

올레길이란 이름이 명명되자마자 시쳇말로 '대박'이 터졌다. 전국 트레킹 마니아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제주를 찾았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은 500여만명. 사상 최고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제주 방문객 436만여명보다 15% 가량 늘었다.

제주도는 국내외 경기 회복도 하나의 원인으로 보고 있지만, 무엇보다 올레길 영향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해안지역을 따라 골목길, 산길, 들길, 오름 등을 연결하는 올레길 코스가 웰빙을 추구하는 시민욕구와 들어맞으면서 선풍적 인기를 끄는 것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간 중간 안내판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은 물론 음식점, 숙박시설 등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 며칠 단위의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소를 완비했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올레길의 경제 가치는 200여억원으로 추산됐다. 올해는 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제주에 올레길이 있다면 내륙에는 둘레길이 있다. 그 중에선 단연 '지리산 둘레길'이 대표적이다. '둘레'는 말 그대로 마을을 삥 둘러싸고 있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이다. 올레와 같은 의미로 보면 된다.

지리산 둘레길은 제주 올레길과 같은 해인 2007년부터 개발돼 현재 320㎞ 중 70㎞ 구간이 개통됐다. 3개 도(전북, 전남, 경남)와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이 개발 작업에 한창이다. 옛길 등은 원형그대로 보존하되, 역사·생태 체험 등 다양한 관광요소를 더하고 있다. 모든 코스가 개발되면 16개 읍·면 80여개 마을의 살아있는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전국 최고의 관광지로 발돋움한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은 갑자기 생겨난 길이 아니다. 기존에 있던 길을 관광지로 잘 가꾼 것뿐이다. 해당 지자체가 발 빠르게 대처한 결과다. 그러나 전국 어느 곳보다 수려한 산천을 자랑하는 충북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개발정책조차 수립하지 못한 채 타 지역 관광특수를 바라만 보고 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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