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센 경찰서라 마음이 무겁다"

강병로 신임 흥덕서장 취임 소감 밝혀
최근 흥덕서 임기 못채운 서장만 4명

2010.10.27 20:30:25

강병로 신임 청주흥덕경찰서장은 27일 취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가 센 경찰서로 오게 돼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강 신임서장이 흥덕서를 기가 센 경찰서라고 말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강 서장 이전에 흥덕서를 거쳐 간 경찰서장은 모두 25명. 이 중 2000년대 들어 각종 구설수와 건강상의 문제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서장은 4명이나 된다.

먼저 지난 2000년대 초 임명된 청주서부경찰서(지금 흥덕서) A서장의 경우 경찰서에서 조사 중인 사건 당사자로부터 부동산을 선물받았다는 의혹이 일자 자진사퇴했다.

A서장의 뒤를 이어 부임한 김남원 서장은 대형사고를 쳤다. 부하직원 20여명으로부터 6억여원을 빌린 뒤 잠적한 것이다. 김 전 서장은 2003년 8월부터 주로 승진을 앞둔 경찰관을 중심으로 수천만원씩 통장에 입금하도록 요구했다.

조사 결과 김 전 서장은 제천서장으로 근무하던 2003년 1월부터 강원랜드를 출입, 도박에 빠져들어 12억여원을 탕진한 뒤 도박빚에 쫓기게 되자 직원들로부터 돈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김 전 서장은 대전고법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다.

올 6월에는 B 서장이 건강악화를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경찰 안팎에서는 지금까지 B 서장의 사표제출에 대해 '순수한 의미의 퇴직으로 보기 어렵지 않느냐'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B 전 서장은 지난 5월초 한 사행성 오락실 업자가 다른 업자와 B 전 서장의 유착의혹을 제기, 경찰이 사실확인에 나서자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직접 충북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그 뒤 5월16일 심혈관증세를 보여 서울경찰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던 중 7월 총경급 정기인사가 다가오자 사표를 제출한 것이다.

B 서장의 뒤를 이어 취임한 김택준 서장은 이번 의경 자살시도 사건으로 취임 117일만에 직위해제 됐다. 흥덕서는 해당 사건으로 청문감사관 등 직원 3명이 이미 지구대 등으로 인사조치 된 뒤였으나 경찰청 본청의 지시로 서장까지 직위해제 된 것이다.

김 서장의 뒤를 이어 27일 취임한 강 신임 서장은 이런 흥덕서의 분위기를 감지한 탓인지 취임식을 별도 과장신고도 생략한 채 간단하게 치르도록 지시했다.

취임식에서 강 신임서장은 "화려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가운데 직원의 화합과 소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 강현창기자 anbo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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