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연쇄살인 택시기사 사형선고

뉘우치는 기색 없어…전자발찌 20년 부착
피해자 가족 "이런일 다시는 없어야" 눈물

2010.10.28 19:59:28

고개는 판사를 향했다. "일부러 죽인 게 아니다. 실수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28일 오전 10시 대전지방법원 403호. 부녀자 승객 3명을 연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남기(41)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렸다.

안은 손목에 수갑을 찬 채 재판장에 들어섰다. 교도관의 요청에 따른 조치였다. 극형을 받고 난동을 피울지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안은 고개를 들어 방청석을 둘러봤다. 방청석에는 안이 살해한 송모(24)양의 아버지가 앉아 있었다. 아버지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안은 지난 10차례 공판 때와 똑같은 말을 했다. "일부러 죽인 게 아니다". 안은 수차례 판사의 말을 끊었다. 자꾸만 "억울하다"고 했다.

30여분이 지났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심규홍 부장판사)는 안이 청주지역에서 4차례에 걸쳐 저지른 납치와 강도, 성범죄, 살인, 시신유기 등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안은 무고한 피해자를 3명이나 살해하고도 전혀 뉘우치는 기색이 없어 영원히 사회와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성폭력범죄의처벌빛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살인)죄를 적용,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감형을 대비해 20년 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누범 기간 중 택시를 이용, 심야시간대 혼자 탑승한 여성들을 상대로 강도 및 성범죄를 저지르고 목숨까지 빼앗은 범행이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며 "이번 범행은 건전한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항소하려면 1주일 내에 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재판을 지켜본 피해자 송모 양의 아버지 송석표 씨는 "당연한 결과"라며 눈물을 흘렸다.

안은 지난 3월26일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2가 모 쇼핑센터 앞에서 송 양을 태운 뒤 돈을 뺏고 살해했다. 당시 피해액은 7천원.

송 씨는 "안이 사형을 당해도 딸이 살아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끔찍함 범죄를 저지르고도 전혀 뉘우치지 않는 안을 보면서 극형의 필요성을 공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안남기 같은 범죄자와 내 딸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며 굳은 표정으로 법정을 나섰다.

/ 강현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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