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만 가득한 장례비용 - 장례식장 서비스 '제로'

업체 "500만원에 장례가능"
끝나고 나면 1천만원 '훌쩍'

2010.12.19 20:19:35

편집자주

본보는 최근 지역 장례식장이 업체로부터 국화꽃을 무상 공급받아 유족에게 많게는 100만원에 판매,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내용을 단독 고발했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 많다. 합법적인 장례비용에도 거품이 잔뜩 들어가 있다는 것은 장례를 치러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다. 이에 본보는 3회에 걸쳐 장례문화의 거품을 들여다본다.

최근 부친상을 당한 회사원 김모(51·청주시 흥덕구 사직동)씨는 청주 모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른 뒤 장례식장의 청구 비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음식비와 상복 대여비 등을 포함, 500만원 이하로 가능하다는 장례식장의 사전 설명과 달리 1천만원이 넘는 비용이 청구됐기 때문이다.

김 씨의 말에 따르면 이 장례식장은 280㎡(84.7평) 규모의 빈소를 빌려주면서 하루 당 64만8천원의 임대료를 받았다. 시신 안치실 비용으로 하루에 4만8천원을 따로 받았다.

김 씨는 시신을 닦아주는 '초렴'과 수의를 입힌 뒤 시신을 묶는 '염습'에도 각각 5만원과 15만원을 지불했다.

염습 시 사용하는 '멧베'는 11만원에 구입했다. 초렴과 염습에 사용되는 알코올 솜 가격으로 4천원을 또 냈다. 염습실 대여료 역시 별도. 10만원을 지불했다.

오동나무 관과 100% 대마로 만든 수의 구입에도 각각 29만원과 100만원을 썼다. 제단 꽃과 영정사진은 각각 45만원과 7만원이었다. 분향용 향과 향로비로 5만원을 따로 지출했다.

이 밖에 상복 대여비로 23만원을 냈다. 넥타이와 와이셔츠 대여비는 별도였다. 여기까지 들어간 비용만 장례식장이 사전 설명한 500만원에 육박했다.

여기에 가장 부담이 큰 음식비가 추가됐다. 3일 동안 장례를 치르면서 한 그릇 당 4천원인 육개장이 300여 그릇 나갔다. (한 장례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 양이 평균치라고 했다.)

반찬과 술, 음료수 등도 따로 청구됐다. 그릇과 수저, 젓가락은 매점에서 별도로 사야 했다.

빈소 도우미 3명에게는 한 명 당 1시간에 5천원을 지급했다.

장례식장에서 제공되는 무상 서비스는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화장지와 사인펜, 방명록, 목장갑, 수세미, 세제 등 부대용품에도 하나하나 가격을 매겼다.

김 씨는 결국 모든 품목을 합쳐 1천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했다. 장례식장이 사전 설명한 500만원의 2배가 넘었다. 김 씨가 이를 따지려 했으나 김 씨의 어머니가 "아버지 가시는 길 시끄럽게 하지 마라"고 만류했다. 김 씨는 "경황이 없는 유족에게 돈이 될 만한 것은 모두 청구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장례식장 측은 "장사등에관한법률 29조에 따라 각종 수수료와 용품의 품목별 가격을 게시판에 사전 고지했다"며 "법적으로 아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품목 선택에 따라 500만원 이하로 가능하다는 거지, 무조건 500만원 이하라는 말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 강현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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