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국어 제대로 알고 쓰자 - 전문가에게 듣는다

"초등생부터 제대로된 교육을"

2010.12.21 18:57:32

'국어'가 위기다. 영어, 일본어 등 외국어의 중요성은 점차 커지는데 반해 국어의 위상은 점점 추락하고 있다. 전문적인 국문법은 그렇다 해도 언어예절, 맞춤법 등 조금만 신경 쓰면 쉽게 알 수 있는 생활국어마저 엉터리로 사용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됐는지,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충북대 국어문화원 장충덕(42) 책임연구원에게 들어봤다.

충북대 국어문화원 장충덕 책임연구원이 바람직한 국어교육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임장규 기자
- 생활국어 오·남용의 원인이 무엇인가.

"일단 관심이 없어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깟 맞춤법 하나 틀리면 어때?'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인식은 핵가족화에서 비롯됐다. 과거 대가족 시절에는 인사법, 지칭어·호칭어 같은 언어예절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웠다. 그러나 핵가족화 되면서 이 같은 문화가 사라졌다. 현재의 40~50대가 그 첫 세대다. 자신들이 잘 모르니 자녀들에게 제대로 가르쳐줄 수가 없다. 엉터리 생활국어는 가정에서부터 대물림되고 있다.

인터넷 언어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물론 사이버 공간에서의 인터넷 언어 사용은 어느 정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상에서는 자제해야 한다. 요즘엔 대학생 시험 답안지에까지 인터넷 언어가 등장하고 있다"

- 현재의 심각성은.

"매우 심각하다. 언어는 변화하는 것이라며 지금의 모습을 인정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러나 단순 변화에만 주안을 둬서는 안 된다. 잘못된 변화는 바로잡아야 한다. 사회를 살아가는데 최소한의 규범이 필요하듯이 언어규범도 최소한을 지켜야 한다. 잘못된 언어규범을 하나하나 놓고 보면 별 일 아닌 것 같아도 이런 현상이 축적되면 국어의 방향 자체가 바뀔 수 있다"

- 교육적 대책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학교에서의 국어교육 강화가 절실하다. 학생은 교사의 영향을 전적으로 받는다. 특히 초등학생이 그렇다. 초등학교에서 하루 10분만이라도 언어예절, 맞춤법 등을 가르친다면 그 효과는 클 것이다.

그런데 현실 여건은 그렇지 못하다. 일단 교사들부터 제대로 모른다. 최근 국립국어원에서 교사들을 상대로 국어능력을 평가했는데 점수가 상당히 낮았다. 이런 현실 때문에 몇 년 전 충북대 국어문화원이 초등학교 교사 국어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나 30명 정원에 2명만 신청, 프로그램 자체가 무산됐다.

국어문화원 등이 학생들을 상대로 생활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효과를 높이려면 일선 교사들이 직접 가르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부터 제대로 배워야 한다. 교육청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다" <끝>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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