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악연맹 등산교육원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가장 먼저 닿는 곳은 산이다. 우리가 목마를 때 마시고 더러울 때 씻는 물은 모두 산을 통해 강과 호수로 흘러든 빗물이다.
이렇게 중요한 산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비는 등산로 구석구석 쑤셔박힌 담배꽁초와 과자봉지 위를 흐른 뒤 결국 우리 몸까지 오게 된다.
이에 환경보호운동의 일환으로 지난 2007년부터 충북일보 클린마운틴 캠페인이 시작됐다. 참가자들에게 "앞으로도 등산을 하면서 눈에 띄는 쓰레기를 모두 줍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4년 9개월이 지난 지금은 등산을 가더라도 쓰레기봉투를 들고 다니며 남이 버린 쓰레기까지 줍는 등산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산행문화를 정착시키는데 클린마운틴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이제는 '산'이라는 틀을 벗어나 '걷기'에 있어서도 '클린'운동을 펼칠 때다.
전국적으로 둘레길 열풍이 불고 있다. 자연은 기꺼이 우리를 초대했다. 우리는 자연 앞에서 영원한 손님이다.
그러나 손님답지 못했다. 길이 좁다고 인위적으로 길을 넓히고, 시멘트를 발라 전망대를 설치했다. 입구에는 대규모 주차장을 만들었다. 사람들이 몰리자 봉긋하게 솟아올랐던 논두렁은 펑퍼짐하게 주저앉았다. 생계를 위해 논과 밭에서 일하던 지역 주민들은 동물원 원숭이 마냥 사람들의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해야 했다. 이제 주민들은 둘레길을 '원성(怨聲)길'이라 부른다.
2010년부터는 기존 '클린마운틴'을 '클린마운틴아카데미'로 이름을 바꿨다. 단순 캠페인 참가자가 아닌 '걷기문화 전도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충북일보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 온 클린마운틴 운동이 새롭게 진화하려는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
정리 / 강현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