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 의료사각지대

단지 내 의료기관 치과 한 곳이 전부…감기약 사러 오창까지 나가

2011.02.23 19:21:44

지난해 10월 오창과학단지에서 오송생명과학단지로 이사를 온 A씨(남·36)는 주말이 다가오면 겁이 덜컥 난다. 지난 달 다섯 살 난 아이가 아파 고생했던 기억 때문이다.

A씨는 지난 달 여느 때와 다름없는 휴일 밤을 보내다 아이가 열이 나고 갑자기 구토와 설사를 해 급히 집을 나서 응급실을 운영 중인 오창단지까지 가야했다.

다행히 장염 초기라 놀란 마음을 쓸어내렸지만 그동안의 전세생활을 벗어나 내 집 마련을 했다는 기쁨도 잠시, 아내와 아이의 성화에 결국 약국하나 없는 오송단지를 뒤로 하고 다시 오창단지로 이사하기 위해 부동산을 찾아다니고 있다.

보건관련 6대 국책기관입주와 첨단의료복합단지로 지정된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정작 민생의료기관은 지난 주 문을 연 치과의원 한 곳이 고작이어서 의료사각지대나 다름없다.

상황이 이렇자 입주초기 일평균 40~50여명을 넘어서던 전입인구가 현재는 크게 감소한 것에서도 지자체가 정주여건 조성차원에서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군은 오송단지에 9억7천만원의 예산으로 지하1층·지상2층(660㎡)규모로 보건지소를 신축할 계획이지만 아직 착공조차 되지 않은데다 보건지소 이외에는 민간영역이기 때문에 독려하거나 강제할 수 없어 상주인구를 위한 의료 인프라 조성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군 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주 치과의원 한 곳이 개원했고 3월에 치과의원이 추가로 개원할 예정이지만 약국은 오는 5월 께 이비인후과가 개원하면 함께 개업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이에 대해 지역주민들은 KTX오송역 개통과 함께 상주인구가 6천여명을 넘고 있지만 당분간의 의료 공백이 불가피 하다면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이나 대책에 대해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이해를 구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전혀 없어 불만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송단지 입주민 A씨는 "오창에서 오송으로 이사 온 지 네 달이 지났는데 병원은 고사하고 약국조차 없어 불편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아이들이 감기라도 걸리면 인근 오창으로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열악한 인프라 때문에 다시 오창으로 돌아가기 위해 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군 보건소 관계자는 "아직 상권이 형성되기에는 인구가 다소 부족하긴 하지만 3월 치과의원이 추가로 개원하는데 이어 5월에 이비인후과와 약국이 개원할 예정으로 상황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보건지소를 빠른 시일 내에 개소해 주민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 인진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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