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문제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011.05.18 17:56:57

김한근

변호사

우리는 몸에서 신호가 오지 않는 이상 병원에 가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고, 몸에 이상이 오면 그때야 비로소 병원을 찾아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하게 된다. 그마저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시간을 내어 어렵게 간다.

사실 몸이 우리에게 신호를 보냈다는 것은 하루 빨리 병원에 가서 원인을 찾으라고 경고하는 것이다. 그런데 위와 같은 선택의 순간을 망설이다 큰 화를 부르게 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이글을 쓰고 있는 내 자신도 망설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모든 국민이 국민건강보험 제도에 따라 건강검진을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확립되어 비록 간단한 것이기는 하지만 사전에 몸의 이상을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이 위안이다.

그러면 법률문제에 대하여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한가· 필자는 법률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에 미리 상담을 받는 사례를 거의 보지 못했고(이러한 경향은 회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이다),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해결을 요청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태도는 상당히 지양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현대는 자본주의 사회이고, 자의든 타의든 돈과 그에 기초한 재산이 삶의 질과 생존을 결정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자신의 재산 또는 신분과 관련된 중요한 행위(매매, 임대차, 주식매도, 사업양도, 대표이사 선임 등)를 하면서 그 행위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체크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쟁터에 맨손으로 나가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다음의 사례를 보자.

"내가 약속한 거에 대하여 2011. 3. 말일까지 이행하지 않으면 3억 원을 주겠다고 서면으로 약정하였는데, 2011. 3. 말일까지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위 사례에서 상대방은 약정을 근거로 나에게 3억 원을 달라고 할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3억 원을 받기 어렵다. 왜냐하면 약속의 내용이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당사자는 약속이 무엇인지 알고 있겠지만 법원은 증명할 수 없는 약속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만약 위 사례에서 약정서에 날인하기 이전에 법률자문을 구하였다면 약속의 대가인 3억 원을 받지 못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건강검진을 하는 것처럼, 사전에 계약서의 내용 등에 대하여 전문가의 조언을 구함으로써 분쟁을 예방하고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습관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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