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식의 산행이야기 - 대청호 둘레길 2~2코스 청남대

국민 쉼터된 대통령별장… 역사의 숨결을 뒤쫓다

2011.06.23 16:36:11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 즉 청남대는 충청북도 청원군 대청댐 부근 약 56만평 면적에 지어진 대통령 전용 별장이다.

전국에 산재한 수많은 다목적댐과 인공호수들과 마찬가지로 대청호 또한 호수 주변 산세와 어우러진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지만 대통령 별장이 있는 곳이라 하여 삼엄한 경비는 물론 통행, 근접, 가시거리등 갖가지 규제들로 인하여 대청댐 주변의 지역주민들은 수많은 불편을 겪어야 했고 충북도민들도 청남대에 대한 원성이 많았다 한다.

이런 청남대를 참여정부 시대를 연 노무현 대통령이 충북도민들에게 돌려줌으로 탈권위주의의 상징이 되었고 현재는 모든 관리권이 충청북도로 이관되었으며 일반인들에게도 개방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로 이용되고 있다. 20여년 동안 삼엄한 통제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연생태계도 잘 보존되어 멧돼지, 고라니, 삵, 너구리, 꿩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각종 철새의 도래지이기도 하다.

주요시설로는 청남대 본관을 비롯하여 오각정, 골프장, 양어장, 초가정 등 역대 대통령이 사용하시던 시설을 관람할 수 있으며 대통령 생활상을 체험하는 대통령 역사 문화관과 옥상쉼터인 하늘 정원 그리고 가족, 연인, 친구들과 대청호반을 따라 거닐 수 있는 호반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다. 청남대 곳곳을 다 돌아보는 데만 해도 3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곳으로 막연한 호기심으로 대충 구경하러 오기 보다는 온가족이 산책과 휴식을 겸하여 넉넉한 시간 여유를 가지고 찾는다면 수려한 자연 속에서 역대 대통령들의 숨결을 빌어 낭만과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경부고속도로 신탄진 IC나 청원 IC 또는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문의 IC를 이용하면 대청호와 바로 연결될 수 있다. 청남대를 가기위해선 문의마을에서 부터 시작된다. 교통문제, 환경보호 등을 위해 제1문(청남대 전방 약 4km에 위치한 철책)에서 일반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승용차 이용자는 문의면 소재지 매표소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입장권(어른5,000 청소년4,000 어린이3,000)과 셔틀버스 버스표(왕복3,000)를 구입한 다음 셔틀버스로 청남대까지 이동(20분 소요)하여야 한다. 단체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25인승 버스 이상은 청남대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데 단체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매하여야 한다. 내차 두고 기다렸다 버스를 타고가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7월 1일부터 일반인들의 승용차 출입이 허용되지만 한편으로는 주차장 시설과 환경문제 등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청남대이기에 접할 수 있는 풍경은 심심찮게 만나는 철책과 방공호다. 청남대를 둘러싼 철책은 3개. 이중 제1~2문의 3.5km구간은 목백합나무(튤립나무) 430여 그루가 늘어선 가로수 길로 봄에는 백합모양의 녹황색 꽃이 피며 가을에는 고운 단풍 겨울에는 넓은 꽃받침에 눈꽃이 피어 환상적이다. 대청호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호반도로는 상쾌한 공기와 풍경이 어우러진 환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2005년 건설교통부 주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바 있다.

셔틀버스의 종점. 수개월간의 단장을 마치고 6월 20일 개장된 대통령 역사문화관이 시선을 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해 마지막으로 청남대를 이용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역대 대통령들이 외교사절 등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전시한 대통령관. 의장도와 지휘도, 그리고 장식용 식기 등 60여 종에 모두 130여 점이 전시되어 있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식 장면을 담은 사진과 영상물, 그리고 대통령 체험을 할 수 있는 집무 체험장도 마련되어 있다.

셔틀버스의 종점인 제2문을 지나 약 1km 들어가면 본관이다. 60~70년생 반송 수 십 그루가 예를 갖추듯 깍듯하다. 오랜 세월이 묻어나는 정원은 오히려 의도되지 않은 예술 작품 같다. 2층 양옥의 본관도 대통령 별장이란 수식어와는 달리 수수하기 짝이 없다.

청남대를 이용한 다섯명의 대통령 이름을 붙인 산책로 '청남대 대통령길'

본관 주변으로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는 모두 5개. 청남대를 이용하신 다섯분의 대통령의 이름을 붙인 산책로로 황토길, 마사토길, 목교등이 있으며 산철쭉, 금낭화 ,춘란 등 다양한 야생화가 식재되어 있다. 어느길을 가더라도 호젓하고 운치가 가득하다.

대통령 역사 문화관 맞은편으로 난 산길을 따라 오르면 행복의 645계단이 나오고 그계단을 따라 전망대를 오른뒤 초가정으로 잇는 산책로가 김대중 대통령길(2.5km 60정도 소요)이다. 능선을 따라 이어진 길로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산책이 아닌 산행이 될 수도 있는 오르나림으로 은근과 끈기의 대명사격인 김대중 대통령의 이미지와 닮았다고 한마디씩 한다.

청주권에서 대덕구까지 사방팔방으로 탁트인 조망권이 압권인 전망대.

전망대 오름길에 놓인 645계단이 녹녹치않지만 힘든만큼 주어진 선물 또한 근사하다. 청주권에서 대덕구 까지 사방팔방으로 탁트인 조망권이 압권이다. 녹아들 듯 푸르름을 담고 있는 대청댐과 산자락을 휘감아도는 물굽이가 환상적인 대청호, 멀리는 서대산, 식장산 까지 가까이로는 구룡산과 현암사가 건너다 보이고 아래로는 아기자기한 청남대의 소인국이 들여다 보인다. 청남대 본관과 잘 가꾸어진 정원, 정갈한 산책로, 부드러운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한 잔디밭, 두팔 벌려 안고픈 가로수길...이토록 아름다운 곳에서 그들이 그린 세상은 어떤 그림이었을까 그들이 그린 세상에서 우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골프장을 끼고 호반을 따라 걷는 김영삼 대통령길(1km 30분 소요) 골프장 뒤로 난 산허리길을 따라 걷는 노무현 대통령길(1km 30분 소요) 본관 옆 놀이터 옆 소나무 오솔길을 따라 난 대청호반을 한바퀴 도는 전두환 대통령길(1.5km 30분 소요) 대통령 역사문화관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대청호반을 한바퀴 도는 노태우 대통령길(2km 40분 소요)이 있다.

한 나라를 이끌어 가는 대통령이 머물다간 공간인 '청남대' 잠시나마 되짚어보는 과거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거울이다. "참 수고 많으셨어요" 자연스레 권하는 악수가 인색하지 않은건 나뿐이 아닌듯 마주잡은 손끝이 반지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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