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제 5호 태풍 메아리"

당초 예상과 달리 큰피해 안주고 지나가
오전부터 태풍의 눈 안보여 익히 예견돼
대신 강력한 장마전선 일본으로 밀어내

2011.06.26 19:43:53

제5호 태풍 '메아리'(MEARI)가 당초 예상과 달리 비바람 피해를 많이 주지 않고, 대신 장기간 비를 뿌리던 장마전선을 일본 쪽으로 몰아내는 등 되레 고마운 역할을 했다.

26일 청주기상대는 "제 5호 태풍 메아리는 내일(27일) 오전 북한 내륙인 강계지역까지 진출한 후 열대저압부로 변질되면서 태풍으로서의 일생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기상청은 메아리를 중급 규모의 태풍으로 판정, 서해를 따라 북상하면서 진행반경 오른쪽에 놓인 한반도에 엄청난 파괴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위성영상 속의 메아리는 이날(26일) 오전부터 '태풍의 눈'이 관찰되지 않으면서 파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기상학 이론상 태풍의 눈은 그것이 선명할수록 강한 파괴력을, 흐릿하거나 관찰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낮은 파괴력을 보여주게 된다.

실제 이번 메아리는 26일 낮동안 서해를 따라 거의 직선에 가깝게 북상했으나 예상과 달리 '風태풍'(강한 바람)이나 '雨태풍'(많은 비) 중 어느 특징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처럼 메아리 세력이 당초 예상과 달리 성장하지 못한 것은 크게 발달한 고압부(오흐츠크해 고기압)가 동해 동북부 먼 바다에 강하게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상학상 극단적인 저기압인 태풍은 고기압을 밀어내지 못하고, 따라서 여름철의 경우 복태평양고기압 경계를 따라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론대로 메아리는 북위 30도의 고위도를 넘어서면도 오흐츠크해 고기압 때문에 동쪽으로 전향(활처럼 휘어지는 현상)하지 못하고 마치 고속도로를 질주하듯 서해안을 타고 계속 직북진했다.

대신 메아리는 이 과정에서 한반도 중남부를 남북으로 오가며 사나흘 넘게 폭우를 쏟아부었던 최근의 장마전선을 일본 동쪽 해상으로 몰아내면서 강우현상을 멈추게 했다.

최근 장마전선은 6월에 생겨난 것 치고는 매우 강하게 발달, 보은지역에 4백㎜에 가까운 비를 뿌리는 등 강우현상이 조금만 더 계속 됐으면 이른바 '물먹은 스펀지 현상' 때문에 산사태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됐었다.

25일의 단양지역의 도로변 낙석사고와 진천지역의 수박 경작지 침수 등이 그 전조였다. 이날 무심천의 중학생 희생사고도 태풍이 아닌, 장마전선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올 장마전선은 태풍에게 잠시 밀려났을뿐 완전히 만주지역으로 올라가 소멸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주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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