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군 출토 '흥수아이' 구석기인 화석 아니다"

프랑스 학자 "측정 결과 17~19세기 연대값"
당시 발굴팀 "시료 오염됐다" 강하게 반발

2011.06.27 20:36:30

한반도 구석기인 화석으로 알려졌던 청원군 두루봉 동굴의 '흥수아이'가 연대 논란에 휩싸였다. (위) 책 본문은 프랑스어 논저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의 일부다.

한반도 구석기인 화석으로 알려졌던 청원군 두루봉 동굴의 '흥수아이'가 때아닌 연대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이번 논란은 내국인이 아닌, 프랑스 학자가 제기한 것이어서 국제적인 주목도 함께 받고 있다.

27일 국내 선사고고학계에 따르면 프랑스 국립과학원 소속의 앙리 드 룸리 교수가 충북대 박물관에 전시중인 흥수아이의 시료를 탄소연대측정법으로 측정한 결과,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다른 AD 17~19세기라는 측정값이 나왔다.

룸리 교수는 이같은 내용을 최근 '층위학적 고환경적 맥락에서 본 남한의 이른 구석기 문화'(번역 문장) 제목의 프랑스어로 된 논저(論著)로 발간하고, 책 후미에 한국어 번역글도 곁들였다.

논저는 '젖니와 영구치의 이가 난 정도, 석회화 정도, 흡수 정도(시멘트질, 상아질 따위의 진행성 소실)를 보면, 흥수아이는 6세에서 7세 사이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적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 연구원들 중 한 명인 아멜리 비알레는 가장 잘 보존된 1호 아이에서 시료를 추출하였으며 그 결과 흥수아이의 연대는 근세인 17세기에서 19세기 사이인 것으로 밝혀졌다.(정확하게 기원후 1630년에서 1893년 사이)'고 쓰고 있다.

또 '사람뼈와 함께 유물이 출토되지는 않았다. 이로 인해 흥수아이의 연대에 관한 문제가 발굴 직후부터 제기되었다'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당시 발굴조사 작업에 참여한 인사들은 "그럴리가 없다. 만약 그같은 연대값이 나왔다면 채취해간 시료가 오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한 관계자는 "발굴 직후 PVA(경화제)를 사용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경화제는 아세톤으로 씻어도 완전히 씻기지 않는 만큼 연대값이 왜곡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고고학계에서는 뼈의 추가적인 부서짐을 방지하기 위해 경화제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함께 "한국 고고학의 대가 손보기(작고) 전 연세대 교수도 두루봉 발굴에 참여했다"며 "그러나 그도 생전에 흥수아이가 구석기인 화석이 아니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논란이 일자 당시 발굴에 관여했던 지역 전문가는 중립적 위치에 있는 독일 과학기관에 흥수아이 DNA 검사를 의뢰했으나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 DNA 추출 불능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당시 발굴에 참여했던 지역 인사들은 룸리 교수측에 2차 시료를 보내 재측정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82~1983년 사이에 충북대 박물관팀에 의해 청원군 두루봉 동굴에서 발굴된 흥수아이는 발굴지점의 고고학적 환경과 체질학적 특징으로 미뤄 대략 4만년전의 구석기인 화석으로 여겨져 왔다.
 
체질상의 특징으로 △나이 4∼6살 △머리 크기 1200∼1300㏄ △키 110∼120㎝로 △'늦은 시기의 현생인(Homo sapiens)'이라는 설명이 붙여 다녔다.
 
이에따라 흥수아이는 교과서와 방송은 물론 국내 수십종의 역사책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등 한국 선사문화를 대표하는 한반도 인류화석의 하나로 인식돼 왔다.
 
한편 국내 막 배포되기 시작한 이번 논저에는 룸리교수 외에 이모, 박모, 배모 등의 국내 구석기 전문가도 부분 저자로 참여하고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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