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 법칙

2011.07.27 18:00:17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날이 참으로 덥고도 덥다. 오죽하면 내 경우 집사람과 살을 맞대고 자는 것을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어찌나 더운 지 그 좋아하는 집사람 살 냄새를 뒤로 하고 등 돌리고 잔다. 게다가 여름밤에 저지른 야참 폭거(?)로 말미암아 도무지 살이 쪄서 빠질 생각을 안 한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더운 날씨 탓에 숨이 막혀 이를 해결해 보고자 집사람과 함께 야밤에 산책하다가 집 앞 호프집에서 맥주 한 잔 하고 와서 자는 경우도 많다. 또 어느 날은 심야에 친구들 불러내어 맥주 한 잔만 시원하게 하고 집에 돌아간다고 하는 것이 술이 술을 불러 밤늦도록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보니 살이 안 찔 수가 없다.

몇 키로가 금 새 늘었는데 그건 그거고 참 재미있는 것은 친구들과 야밤에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때 맨 처음에는 매우 고상한 이야기가 화제의 중심을 장악하지만 오래지 않아 술이 몇 잔 이상 들어가기 시작하면 반드시 여자이야기가 모든 화제를 장악한다.

그런데 여자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는 술기운에 눈이 풀렸던 친구들도 여자 이야기만 나오면 그 순간 모두들 눈동자에 총기가 돌기 시작한다.

참으로 신기하고도 신기한 일이다. 하기사 논문 하루 종일 보는 것은 별 재미가 없어도 하루 종일 야동 보는 것은 견딜 만하니 남정네들 이란 참 재미난 구조를 가진 것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정말 종자는 못 속인다고 내 늦둥이 막내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인데 벌써 야동을 본다는 말을 듣고 내 아들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다른 아이들을 한 참 앞서 간다는 자부심에 기분이 날아 갈 것 같다.

그건 그렇고 내 친구 중에 제일 야한 소리 잘 하는 친구가 어느 날 짝짓기 구구단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는데 일순 한 마디도 틀리는 것 같지 않아 이 더운 여름 날 짝짓기 구구단이라도 떠 올리며 더위를 잊으라는 차원에서 이 이야기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짝짓기 구구단의 법칙은 짝짓기에 있어 가장 좋은 짝짓기 횟수를 구구단으로 나타낸 것이 특징이다. 그 내용은 먼저 20대는 2*9 = 18 인데 이것은 10일에 8번 짝짓기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다음 30대는 3*9 = 27인데 이것은 20일에 7번 짝짓기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40대는 4*9 = 36인데 이것은 30일에 6번 짝짓기를 하라는 것이고 50대는 5*9 = 45인데 이것은 40일에 5번을 의미한다. 이제 짝짓기의 관심도 뚝 떨어지고 기력도 없어 질 60대 이상을 알아보면 우선 60대는 6*9 = 54인데 이것은 50일에 4번, 70대는 7*9= 63인데 이것은 60일에 3번 짝짓기를 하라는 의미란다. 그리고 80대는 8*9= 72인데 이것은 70일에 2번, 90대는 9*9= 81인데 이것은 80일에 한 번, 100대는 10*9 = 90인데 이것은 90일에 0번을 뜻 한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한참을 킥킥 거리고 웃었는데 한 편으론 웃기고 한 편으로는 기분이 나빠졌다. 왜 기분이 안 좋아졌냐 하면 사실 짝짓기란 부부간에 아름다운 마음의 교통이며 소통인데 이런 소통과 교통은 꼭 부부간에만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 가 해서 이다. 다시 말해 정부와 우리 민초들도 서로 사랑하며 교통과 소통을 해야 하는데 어째 정부는 이리도 민초들과 짝짓기를 하고자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국민들과 짝짓기가 20대 부부의 짝짓기처럼 10일에 8번을 해야 하는데 90대처럼 80일에 한 번 아니 보다 솔직히 말하자면 100대처럼 90일에 0번이라는 생각이 드니 이를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 이렇다보니 정부와 민초들 간의 짝짓기를 통한 소중하고 예쁜 자식이 탄생하지 않는다. 그저 정부 따로 민초들 따로 따로 논다. 아니 어느 날은 이혼을 앞 둔 부부같이 느껴지는 날도 있다. 나라를 부강 시키고 민초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가 20대, 30대의 짝짓기 정신으로 국민들과 소통해아 하는 것 아닌가? 민초들과 짝짓기를 전혀 하고자 하지 않는 현 정부를 보며 가슴이 답답하다고 느낀다면 이것이 비록 나만의 느낌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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