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청주鎭營, 내륙 최고 요충지였다

충북대 중원문화연구소 서태원 연구위원논문

2011.08.15 19:36:14

조선후기 청주진영은 지방군대였기 때문에 청주읍성 밖에 주둔해야 했다. 18세기 중반 회화식 고지도인 '지승'의 청주목 그림이다.

청주읍성 복원 작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조선후기 청주진영(鎭營)은 내륙 최고의 군사 요충지로 인식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당시 소속 군병들은 군사적 업무 외에 호랑이 잡기, 하천둑 쌓기, 임금 온천호위 등에 나서는 등 격무에 시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 중원문화연구소 서태원 전임연구위원의 '조선후기 청주진영연구' 논문에 따르면 당시 충청도에는 홍주(지금의 홍천전영), 해미(좌영), 청주(중영), 공주(우영), 충주(후영) 등 5곳에 진영이 설치됐다.

진영은 병마절도사(지방사령관)의 명령을 받는 지역군대로, 지금으로 치면 시방위군 정도에 해당한다. 5개 진영의 전체 규모는 2만1천6백여 명으로, 이 가운데 청주진영이 4천48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 서 전임연구위원은 청주진영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당시 조정이 내륙 최고의 군사 요충지로 인식했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그는 그 이유로 "추풍령을 염두에 둔,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라며 "당시 조정은 임진왜란 때처럼 추풍령이 뚫릴 경우 청주에서 차단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연 설명으로 "청주진영이 추풍령에서 너무 먼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와 한때(1683년) 옥천으로 이전한다"며 "그러나 운영상 어려움 등으로 4년만에 청주로 다시 환원된다"고 밝혔다.

청주진영이 '남쪽'만 신경 쓴 것은 아니었다. 군병들은 병자호란과 같은 '북침'이 있을 경우 수도외곽 방어에 동원되기도 했다.

청주진영 군병들은 본임부 외에 호랑이 포획에도 동원됐다. 논문에 의하면 1741~1757년 사이에 청주에서 총 10명이 호랑이에게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른바 호환(虎患)이다.

이에따라 청주진영 소속 군병들은 호랑이 포획에 자주 동원됐고, 실적이 낮으면 영장이 파직되기도 했다.

논문은 관련 인용문을 '청주영장 정여증은 도적 체포는 물론이고 호환이 심한데도 호랑이를 제대로 잡지 못하였다고 파직된 바 있다'(비변사등록)라고 적었다.

조신시대 임금의 상당수는 온천욕을 즐겼다. 이중 가장 많이 왕래한 곳은 온양온천으로, 이때마다 청주진영 병사들이 경호업무도 맡아야 했다.

논문에 따르면 경호는 임금이 온양온천에 오면 충청도 경계에 대기하고 있다가 배후에서 호위하는 방식을 취했다.

청주진영 군병들은 치안과 봉수관리 외에 하천둑 쌓기에도 자주 동원된 것으로 나타난다. 이른바 제언(堤堰) 노역이다.

서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무심천이 있는 청주 뿐만 아니라 청주목 관할 지역에서도 수해가 자주 발생했다"며 "사료조사한 결과, 1810~1859년 사이에 총 25회의 제언쌓기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진영 군병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은 청주목이 전담하다시피 했다. 그 결과, 청주목이 커다란 압박을 받으면서 목사가 상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동창이 밝았느냐'로 유명한 남구만(南九萬·1629∼1711)도 그중 한 명이었다.

남구만은 '청주는 사람과 전세 수입이 많은 고을이지만 병영이 해미로부터 옮겨온 이후 재물이 고갈되었다'(낙천집)라고 상소문을 적었다.

한편 지승, 해서도 등 조선후기 청주지역 고지도는 청주진영이 읍성 밖의 남석교 우측에 주둔했던 것으로 그렸다. '中營'(지도 참조, 우측원)으로 쓴 부분에 이에 해당한다. 반면 상급부대인 충청 '兵營'(지도참조, 가운데 원)은 청주읍성 안에 위치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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