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충북만행 취재하는 일본기자

에히메신문 하타기자 "선조 잘못이라도 알릴 것은 알려야 해"

2011.08.22 18:28:01

충북대 신영우 교수가 일본군 안보병참부가 존재했던 수안보면 안보리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비록 선조들이 한 잘못이라 해도 알릴 것은 알려야 한다고 봅니다"
 
일본 에히메(愛媛) 신문사의 슌타로하타(泰俊太郞·40·사진) 기자가 일본 후비보병 제 19대대의 이동 루트를 취재하기 위해 지난 21일 충북을 방문했다.
 
(사)동학민족통일회(회장 박남수) 회원 30여명은 이날 충북대 신영우(사학과·사진) 교수의 현장 설명을 들으며 충주의 일본군 가흥병참부, 수안보 안보병참부, 보은 동학대도소, 옥천 증약전투지 등 도내 동학 유적지를 순례했다.

에히메신문 하타 기자

서울에서 합류한 하타 기자도 이들 동학 회원과 동행, 동학군 진압의 한 부대인 일본 제 19대대의 충북 이동 루트를 취재했다.
 
일본 제 19대대는 미나미 고시로(南小西郞) 소좌가 지휘하던 군대로, 이 부대가 국내에 투입된 1894년 11월 중순 이후 동학혁명군 희생자가 급증했다.
 
특히 19대대는 충주-청주-문의-증약-옥천 등의 루트를 따라 도내 동학혁명군을 추격했다. 그리고 그해 12월 17일 일부 소대가 동학 최후의 전투로 불리는 보은 북실전투에 참전한 바 있다.
 
'후비보병'(後備步兵)은 한국군에는 존재하지 않는 편제로, 제대 후 다시 소집된 나이많은 예비역 보병을 일컫고 있다.
 
그는 취재 동기에 대해 "고향 에히메현 사람들은 19대대의 동학 참전과 학살행위를 거의 모르고 있다"며 "비록 선조들의 잘못이라 해도 알릴 것은 알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취재를 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후손의 한 명으로서 선조들이 한 행위에 대해 미안한 마음과 함께 용서를 빈다"며 "훨씬 전에 임진왜란도 있었지만 한국은 한번도 일본을 침략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또 태평양전쟁도 언급, "일본도 일정부분 피해를 입었지만 가해자인 것도 엄연한 사실"이라며 "그러나 일본정부는 피해자 사실만 집중 교육하는 등 역사의 균형을 잃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 최근 다시 불거진 독도 문제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상대 약올리기'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며 "그러나 독도문제는 차근차근 그리고 자연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다소 미묘한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끝으로 충북의 모습에 대해 "논과 소나무 등 고향 에히메현과 너무 닮은 풍경을 하고 있는데 깜짝 놀랐다"며 "이국이 아닌 의외로 낯익은 곳"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순례에는 올봄 한국을 방문했던 오노우에 마모루(尾上守) 에히메현 향토사학자와 부인 토시코(敏子) 여사도 동행했다.

오노우에 씨는 올봄 '잊어서는 안되는 과거가 있다'는 제목으로 고향 에히메 사람들이 1984년 충북에서 자행한 행위를 객관적으로 추적, 책으로 낸 바 있다.
 
에히메는 인구 150만의 현(縣)으로, 일본 4개 섬의 하나인 시코쿠 섬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 조혁연 대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