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식의 산행이야기 - 맑은 고을 청주 둘레길 3코스

공원·문화재 등 곳곳에 우리고장 자랑거리 즐비

2011.09.29 18:23:41

맑은 고을 청주 둘레길 3코스

무심천~월운천~원봉공원~소미재~낙가동소류지(보살사)~용정산림공원(김수녕양궁장 ~이정골저수지~봉화공원~상봉재~상당산성~백화산~강당말~수름재(뚜껑샘)

무심천변을 따라 걷는 대원들 뒤로 가을하늘은 투명하다.

들판 가득 풍요로움을 노래하는 용평들을 지나 마주한 무심천. 왼쪽으로는 방서교 오른쪽으로는 관평교가 먼발치로 바라다 보인다. 어느쪽이든 한참을 돌아가야 한다. 행여나 하는 마음에 살펴보니 방서교와 관평교 중간쯤 물길에 닿을듯 내려앉은 앉음뱅이 다리가 눈에 띤다. 폴짝폴짝 앉음뱅이 다리를 건너 둘레길은 시작된다.

가을의 전령사 달뿌리풀과 억새의 향연에 취한듯 갈길이 더딘 윤석준, 유정희 대원

'하늘은 파랗고 강물도 푸르고 실바람도 불어와 부푸는 내마음...' 흥얼흥얼 콧노래와 함께 걸음들이 가볍다. 달뿌리풀과 억새의 화려한 군무가 펼쳐지고 겨울 첫손님인 흰뺨검둥오리 가족들 물위를 노니는 무심천변을 따라 걷던 길은 평촌과 운동동으로 이어진다. 잠시 월운천변을 따라 걷는 둘레길은 운동2교를 건너 원봉공원으로 접어든다. 정갈한 숲속 세상이 반긴다. 인근 주민들이 산책겸 운동 삼아 찾는 휴식처로 평일인데도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소미재에서 용암동쪽으로 빠진뒤 보살사 방향으로 난 길을 따른다. 도심에서 한발짝 물러났을뿐인데도 한적한 시골의 정취가 묻어난다. 길가로 즐비한 포도 과수단지에선 포도 수확이 한창이다. 때마침 체험학습 온 유치원생들의 재잘거림이 병아리 같다. 낙가동 소류지에서 둘레길은 왼쪽으로 길을 달리한다. 계속 직진하다보면 막다름의 끝에 보살사가 자리한다. 보살사는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아담하고 조용한 절이다. 신라 진흥왕때 의신조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져 오는 보살사에는 보물 128호인 영산회괘불탱화를 비롯하여 충북 유형문화재인 극락보전과 명부전, 삼성각 등의 전각이 있으며, 극락보전 앞에는 오층석탑이 있다. 숲과 물좋은 약수가 있는 찾는이들이 많다.

낙가동 소류지를 오른쪽으로 끼고 돌아가면 용정산림공원과 김수녕양궁장이다. '88서울올림픽'에서 2관왕 '89세계양궁선수권'에서 전관왕에 오르는 등 세계 최고의 여궁사로 부각된 충북 출신 김수녕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조성된 양궁전용 경기장인 김수녕양궁장은 8만322㎡ 대지에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본부석 및 부대시설, 주차장 등을 갖추고 있다. 달리기나 걷기운동등 쳬육시설뿐 아니라 주차장 한켠 급수대부터 낙가산과 것대산을 거쳐 상당산성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코스이다.

이정골 입구에 서있는 석장승을 살펴보고 있는 윤석준 유정희 김정자 대원

김수녕 양궁장에서 둘레길은 이정골로 이어진다. 가을의 정취 물씬 풍기는 한적한 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정골 입구에 서있는 '청주순치명 석불입상'이란 돌장승을 만날 수 있다. 돌기둥처럼 생긴 자연석으로 얼굴과 상체를 조각한 불상은 마치 장승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마을 수호신의 기능을 겸하고 있는 민간의 불상으로 여겨지는 석장승으로 순치 9년(효종3년 1652년)11월16일에 세웠다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용정(이정골)저수지를 끼고 넘어가면 용정축구공원이 있는 유정리다. 둘레길은 축구공원 가기전 오른쪽으로 난 산길을 따른다. 산성도로와 만난다. 터널이 생기면서 함께 조성된 봉화공원을 지나 상봉재 옛길로 접어든다.

이정골을 지나 상봉재 옛길로 접어든 둘레길은 여유와 해찰이 더 어울린다.

청주의 대표적인 옛길로 상당산성에서 상봉재를 지나 명암지 뒤편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역사와 자연이 함께하는 도심속 휴식처로 청주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나 도로 개설과 터널공사로 인하여 많은 부분이 훼손되었다. 도시화와 개발이라는 명분하에 사라지고 있는 옛길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울창한 숲그늘 아래 산책하듯 걷다보면 길옆에 관리들의 선정을 알리는 암각선정비가 서있다. 병사 민지열 마애선정비, 병마우후 이의장 마애선정비, 병사 이삼△ 마애선정비가 차례로 서 있다. 오랜세월 풍파에 시달려온 송덕비는 판독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닳아 있다.연이어 상봉재 옹달샘에서 갈증 달랜후 올라선 곳이 상봉재다. 왼쪽으로 올라서면 상당산성과 연결되고 오른쪽으로 올라서면 것대산과 연결되는 한남금북정맥 산줄기이다.

상당산성 성곽을 따라 걷는 대원들 뒤로 청주시내 일원이 내려다 보인다.

둘레길은 상당산성 방향으로 걸음을 옮긴다. 결고운 산책로이다. 출렁다리를 건너자 남암문의 비밀스런 통로는 우리들을 상당산성 높은 성곽으로 안내한다. 청명한 가을하늘아래 펼쳐진 산하 티끌하나 없이 깨끗하다. 하늘은 바다인듯 포개어진 산들은 파도인듯 굽이쳐 흘러간다. 시원스레 펼쳐진 조망을 즐기며 성곽을 따라 걷던 둘레길은 서문(미호문)을 통해 백화산으로 향한다. 요란하지 않은 평범함이 오히려 느긋해지는 편안한 길이다. 산이 돌과 모래로 이루어져 있어 멀리서 보면 산에 흰꽃이 핀 것처럼 보인다 하여 백화산(白花山)이라 불리어졌다는 백화산 일원에는 갖가지 쉼터와 운동시설들이 비치되어 있는 전형적인 동네 뒷산이다.

백화산 능선에서 만난 전망대. 내수 증평일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주성리 0.7km)팻말을 따라 내려서면 청주시의 북단에 위치한 주성리 강당말 그리고 수름재(뚜껑샘)이다. 옛날이야기속 토속적인 등장인물처럼 정감어린 지명들이 재미있다. '강의를 하는 큰집' 즉 '주성강당'이 있던 곳이라 하여 불리어진 '강당말' 여기서 주성강당은 목은 이색(1328~1396)의 영정을 모신 목은영당내에 있던 곳으로 평소에 학동들의 교육장소로 이용되었던 곳이으로 이곳을 거쳐간 유학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샘이 길가에 있어서 먼지가 들어가므로 뚜껑을 해서 덮은 샘이 있는 곳이라 해서 '뚜껑샘' 지나는 사람들에게 음식과 술을 팔고 숙소까지 제공하던 주막이 있었던 고개로 '술을 파는 고개'라 해서 '수름재'

수름재 고갯마루엔 창백한 돌비만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을 기억하며 서있다. 아스팔트 도로를 점령한 차량들의 질주가 소음과 먼지와 바람을 몰고 지나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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