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사회를 소망하며

2011.10.12 18:40:31

신남철

충북교총회장, 죽림초 교장

누구나 법이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다. 동양에서의 법의 의미를 보면 法=·(물수)+·(해태치)+去(갈거)로 물과 해태가 함께 간다는 뜻이다. 물(水)은 표면과 같이 평평한 것으로 공평ㆍ형평의 상징이라 하겠다. 이처럼 법은 인간이 각 시대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정신적 산물의 하나로 볼 수 있다.

· 해태(·)는 중국 고사에서 보면 재판을 할 경우 해태를 재판석 앞에 두면 해태가 반드시 죄지은 자에게로 가서 뿔로 떠받는다고 하여 정의를 상징하는 한편 불을 삼키는 동물로서 불붙은 분쟁을 가라앉힌다는 의미로까지 해석된다. 오늘날에도 중국의 법복에 해태의 모양이 새겨져 있으며, 우리의 경우에도 고궁이나 광화문에 해태의 석상이 세워져 있음을 볼 수 있다.

· 거(去)는 악을 제거하러 간다는 응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결국 법(法)이란 물과 같이 공평하게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의미하며 법은 궁극적으로 사회 정의를 실현하고, 법적 안정성을 기하며,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독일의 철학자 괴테는 '지옥에도 법이 있다'고 하였다. 이는 법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법은 사회 질서와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꼭 필요한 것으로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는 수시로 법을 어기면서도 그것이 잘못인지 의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며칠 전부터 '도가니'라는 영화에 대한 내용이 공중파 텔레비전은 물론 각종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면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분노할 일이다. 더욱이 우리 각자가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면 그 마음이 어떠할 것인지 물어볼 필요조차 없다.

영화 속의 내용이 잘못된 것임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그 동안 누구도 관심이 없었다. 경찰이며 법원, 정치권, 우리 사회, 모두가 그러했다. 하지만 한 작가의 폭로로 공론화된 지금에 와서야 서로가 질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누구에게 질타를 해야 하는지조차도 모른 채 말이다.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 자성해야 한다.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법대로 처리했더라면 그 이후 그런 일은 많이 줄어들었을 테고 경계 또한 철저히 했을 것이 분명하다. 혹 당시 사건을 덮어두려는 보이지 않는 비호세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법은 항상 공평해야 한다. 하지만 요즈음, 법을 어겼음에도 당당하게 거리로 나와 자신의 옳지 못한 행동을 시위로 포장하면서 정의로운 사람처럼 행세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일본의 시민운동권 출신인 어떤 총리는 처음에 국민들의 지지도가 80%에 육박하였다. 하지만 임기 만료 직전에는 10%대를 유지하기도 힘들었다. 그 결과를 필자는 당연한 귀결로 본다.

차제에 우리도 주변에 겉으로는 인권을 내세우며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사람은 없는지, 정치적 야심을 채우기 위해 옳지 못한 거래를 하는 사람은 없는지, 국가와 사회보다는 자신의 영달을 위해 달콤한 공약으로 검은 속셈을 감추는 자는 없는지,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서 내년에 실시될 선거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선거가 되도록 우리 모두의 권리를 바르게 행사해야 한다.

모두가 법을 잘 지킨다면 이 사회는 쉽게 정의로운 사회로 다가설 것이다. 우리 사회가 하루속히 잘못된 법 적용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는 밝고 올바른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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