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시대 ‘소비자트렌드’ 바뀐다

대중교통·연탄난로이용자 증가

2008.01.06 21:35:22

새해 벽두부터 유가가 100 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유가 시대가 계속되면서 시민들의 일상생활 패턴이 바뀌고 있다. 청주지역 한 주유소의 희발유 값이 1천600원을 넘어 섰고, 난방비를 절약하기 위해 연탄난로를 이용하고 있는 화훼단지.

ⓒ최영덕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당분간 방 한칸만 쓰기로 했어요.”

주부 김모(39.청주시 상당구)씨 가족은 얼마전부터 단칸방(?) 생활을 시작했다. 겨울 동안 네 식구가 한 방에 모여 자기로 했기 때문이다. 사생활이 없어진 남편과 자녀들의 불만도 있지만 나날이 느는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1월과 2월 두 달간만 참기로 했다.

“한 달에 20만원이 넘게 드는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 하고 있어요.”

가계에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월 증가하고 있어 지난달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는 직장인 송모(43.청주시 흥덕구)씨. 송씨는 “출퇴근시간에 약간씩 잠도 즐길 수 있는 데다 요금도 저렴해 월 20만원 이상씩 절감하고 있다”며 “특히 저녁에 퇴근후에 대리운전을 하지 않아도 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새해 벽두부터 유가가 100 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유가 시대가 계속되면서 난방비와 자동차유지비 등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시민들의 일상생활 패턴이 변하고 있다.

새해 첫 주말인 지난 5일 청주지역 일부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천600원선을 넘어섰고 경유도 1천500원대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갖가지 방안을 동원하고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에너지 한파’와의 싸움은 힘겹기만 하다.

또 기름값이 싼 주유소를 찾아주는 인터넷 사이트에 들러 가격 비교는 물론 신용카드 주유 할인 혜택과 주유소 카드 포인트를 활용하는 등 알뜰족이 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에 등장한 이동전화 주유할인 요금제 이용자도 급증하고 있다.

LG텔레콤이 내놓은 ‘오일세일’은 이동전화 사용 요금에 따라 주유 시 ℓ당 최대 500원을 깎아 주는 것으로 두 달 간 무려 6만명이 가입했다.

내복을 입거나 사무실에서 가디건 등을 겹쳐 입는 ‘웜비즈(Warm-biz)’운동도 확산되고 있다. 난방을 통해 실내온도를 높이기보다 옷을 따뜻하게 입어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함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보온성과 활동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가볍고 얇은 보온성이 뛰어난 조끼나 가디건 등으로 겹쳐 입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실속형 보온의류를 준비하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뜰 주부들은 가정 내 새는 열을 막기 위해 단열에도 관심을 갖는 추세도 확산되고 있다. 주부 최모(59.청주시 상당구)씨는 “이중창 사이에 비닐 커튼을 드리우면 실내온도가 1~2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청소와 환기는 되도록이면 낮에 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값싼 심야전기 이용도 늘어나고 있다. 한전 충북지사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에 심야전기 사용 신청이 2천여건 새로 접수됐다. 이는 2006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이상 늘어난 수치다.
비싼 기름 대신 연탄을 쓰는 업체나 가정도 늘고 있다.

청주시 분평동 한 화훼업체 관계자는 “비닐하우스 내에 연기도 차고 연탄 갈기나 재 처리도 귀찮지만, 기름만으로는 도저히 수지가 맞지 않아 연탄 반 기름 반을 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경차와 태양광 주택도 뒤늦게 각광을 받고 있다.

대우자동차 영업소 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경차 판매량이 2006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며 “손님들이 값싼 기름값뿐 아니라 고속도로 통행료, 공영주차장 50% 할인 등 부가적인 혜택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태양광 주택도 인기가 높다.

에너지관리공단 충북지사에 따르면 도내에서 태양광 주택 가구가 2006년 182호에서 지난해 331호로 크게 증가했다.

에너지관리공단 충북지사 관계자는 “고유가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겨울철 실내온도 18~20℃ 유지 △사용하지 않는 조명과 컴퓨터 끄기 △조리시간 단축 △승용차 요일제 참여 △가까운 거리 걸어 다니고 대중교통 이용 생활화가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 김동석 기자 dolldoll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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