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반부터 태양광 시장은 불황의 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태양광의 성장성에 주목한 기업들의 과잉 투자 때문이다. 너도 나도 태양광에 투자하고 제품을 생산하면서 공급 과잉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곧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태양광 산업의 쌀'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초 kg당 80달러 선에서 같은 해 말 20달러대까지 급락했다. 결국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 KCC, 웅진폴리실리콘은 지난해 실적에 큰 타격을 입었다. KCC와 웅진폴리실리콘은 공장 가동까지 멈추는 '최악'의 상태를 맞았다.
태양광 발전시스템 단가의 약 50%를 차지하는 모듈 가격 역시 지난해 초 와트당 1.6달러 수준에서 최근엔 0.9달러대까지 급격히 내려갔다.
모듈을 생산하는 현대중공업, LG전자, 삼성SDI 등 국내 기업들이 울상을 짓는 이유다.
최근 불황이 길어지자 SK케미칼, LG화학 등 일부 대기업들은 투자 계획을 철수하거나 보류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태양광 기준단가가 공고된 지 불과 보름 만에 다시 20% 가까이 추가로 삭감된 상태로 수정 공고돼 업계의 불만이 거세다.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최근 '신재생에너지설비의 지원 등에 관한 기준' 제11조에 의한 월별 기준단가를 수정·공고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지난달 17일 태양광 기준단가를 공고하며 3월 1일 접수분 부터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느닷없이 지난 3일 첫 공고 기준단가보다 20%가량 낮춰 다시 수정 공고를 냈다.
예고 없이 삭감된 기준단가가 발표되면서 관련 업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방보급사업 등 조달사업을 주로 하는 업체들의 불만이 거세다.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 등 일반주택의 경우와 정부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달사업은 비용 자체가 다르다는 설명이다.
태양광산업 현장의 목소리는 아우성 그 자체다. 충북도는 13일 오전 태양광산업 기업체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태양광업체들의 목소리를 청와대 등에 직접 건의하기 위해서였다.
송석현 현대중공업 상무는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의 원전 최우선 정책이 문제다. (태양광업체에 대한)실질적 정부 지원책이 없다"면서 "중소기업에 실질적 혜택이 될 수 있는 생존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만희 다쓰테크 대표는 "현재 국내 수요가 미미한 만큼 해외진출이 가능하도록 정부지원 필요하다"며 "대·중소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진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지원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일순 충북신재생에너지산업협회장은 "단가를 고시할 때 업계와 협의 후 고시하는 한편 해외 진출을 위한 컨소시업 구성 지원이 요구된다"면서 "특히 도내 기업의 국내·외 진출을 위한 서버 등 기본인프라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국자중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내수 확대를 위한 완충장치가 필요하며 컨소시엄 지원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금융기관의 태양광기업 금융지원 시각전환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 장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