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삼겹살' 논리보완 필요하다

'시오야끼' 명칭 규명 안하면 자칫 왜색 시비
'삼겹살'의 '삼'을 '蔘'으로 보는 견해도 존재
최근에는 서울 구로구까지 원조 논쟁에 가세

2012.02.15 20:06:27

청주가 삽겹살 구이의 원조 고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논리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겹살 굽는 모습.

청주가 삽겹살 구이의 원조 고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논리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청주 사람들이 초기 삽겹살을 왜 '시오야끼'라고 불렀는지를 규명하지 않으면 자칫 왜색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본보가 과거신문을 살펴본 결과, '삼겹살'이라는 명칭은 1950년대 후반에 처음 등장하나 이때의 삼겹살은 구이가 아닌 조림용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청주=삼겹살 원조 고향'이라는 주장은 무리가 아닐 수도 있다. 다음은 '돼지고기와 무볶음' 제목의 당시 기사다.

'(재료) 돼지고기 삼겹살 이백문, 무 1개, 생강 2뿌리, 술 큰술 3개. (조리방법) 돼지고기를 3센치미터로 모나게 썰어서 기름두르지 않고 그대로 볶는다. 다음은 물을 잠길 정도로 붓고 졸인다.'-<경향신문 1959년 1월 20일자>

그러나 구이식문화의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이규진 씨가 논문 '근대이후 100년간 한국 육류구이 문화의 변화'에서 '삼겹살 구이문화가 서울에서 대중화된 것은 1970년대 후반으로 보이지만 그 이전에 개성 사람들이 '삼겹살'이라는 명칭을 만들었다는 주장도 있다'라고 기술,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이원종 전충북지사가 아버지인 이씨는 '원래 세겹살이라고 불리던 삼겹살은 1994년에야 국어사전에 올랐고 장사 수완이 좋기로 이름난 개성 사람들이 인삼의 본고향인 개성의 삼(蔘)을 삼(三)과 매치시켜 삼겹살로 부른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라고 논문을 적었다.

이밖에 서울 구로구측이 근래들어 '육체노동을 주로 했던 1960~1980년대 구로 지역 노동자들이 일을 마치고 술을 마실 때 값이 싸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삼겹살을 안주로 먹었다'라고 주장, 삼겹살 원조 논쟁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 구로구의 주장은 원조논쟁 여부를 떠나 "청주의 당시 도시 노동자들이 오래 끓여야 하는 찌개류 대신 값싸고 빨리 먹을 수 있는 삼겹살을 문화를 만들었다"라는 지역 토박이들의 주장과 어느정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초기 청주 삼겹살 구이가 왜 '시오야끼'로 불렸는가에 대해서는 보다 철저한 고증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언론은 '당시 청주 사람들이 삼겹살을 양념간장에 찍어 구웠고, 이를 시오야끼로 불렀다'라고 과거 거주자의 경험담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일본어는 소금을 뿌려 굽는 것은 '시오야끼', 양념간장을 바르며 굽는 것은 '데리야끼', 양념간장에 담궜다가 굽는 것은 '스께야끼'로 부르는 등 세분화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970년대초의 일부 중앙지 기사는 당시 이미 '시오야끼'라는 표현이 상당히 대중화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 경향신문 1972년 11월 14일자는 강력 규제할 왜색 식당용어로 '소바'(메밀국수), '뎀뿌라'(튀김), '시오야끼'(소금구이), '다마네기'(양파), '하찌모리'(모듬요리) 등을 기사화했다.

이같은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할 경우 △청주에서 시오야끼라는 명칭도 처음 만들어졌거나 △아니면 이미 전국적으로 유행하던 말이 청주에 유입됐을 가능성 등을 점칠 수 있으나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밖에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청주에서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친 기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는 이를 계속 주장하고 있다. 당시 청주목의 토공(土貢·공물)은 은행·꿀·대추·족제비털·칠(漆)·종이 등이었다.

지역 한 관계자는 "청주 삼겹살은 구전을 바탕으로 했을 뿐 규명되지 않은 부분이 매우 많다"며 "이를 규명않고 출발하면 이런저런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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