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연 방귀냄새

2012.03.28 17:02:50

조동욱

충북도립대교수

요즘 서울 출장 갈 일이 참 많이 발생한다. 좋게 말하면 전국구여서 그런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여기 저기 참으로 많이 설치고 다닌다. 그래도 출장 일 마치고 나면 회식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기쁜 일이다. 정말 아쉬운 것은 저녁 자리 함께 한 분들은 대부분 서울에 계신 분들이어서 느긋하게 술 한 잔 할 수 있지만 내 경우는 청주로 내려와야 하는 입장이라 그 좋아하는 술을 마다하고 올 때의 심정이란 가슴이 미어터진다.

물론 그대로 눌러 앉을 수 있지만 이 경우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처녀 귀신 표정을 하고 앉아있을 집사람의 모습을 떠 올리면 빨리 내려오는 것이 상책 중의 상책이다. 그러다보면 본전 생각이 나서 급하게 음식을 많이 먹고 버스 타서 그런지 슬슬 먹은 것을 방구로 내 보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심각한 것은 옆 승객 모르게 살짝 방구 뀌고자 하는데 똥이 나오는 경우이다.

완전히 황당한 경우인데 이놈의 청주 가는 버스는 중간에 휴게소엘 서지 않아 이를 견뎌야만 하는데 정말 기도가 절로 나온다. 그 간 기도 안 하고 살아 온 삶을 철저히 회개하게 되는데 솔직히 나보다는 목사님들이 훨씬 더 기도 안 하고 사시는 것 같은데(기도 하시는 척만 하는것 같다) 여기는 가만 놔두고 나만 혹독하게 몰아붙이는 하나님을 보고 있노라면 절대 공평하지 않으신 하나님의 처사에 이빨이 갈린다.

아무튼 청주에 도착하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가는데 화장실도 하차장에서 멀고 화장지조차 무료로 제공하지 않아 입구에서 휴대용 화장지를 사가지고 들어 가야한다. 급해 죽을 심정인데 이놈의 화장지를 동전 넣고 뽑으려니 이것조차 얼마나 다급한 지 환장한다. 그때 심정으로는 다음 번 청주시장은 청주고속터미널 화장실에 화장지를 무료로 제공해 주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 거는 사람을 뽑고 싶은 심정이다.

드디어 화장지를 손에 넣고 그 간 참았던 똥을 힘차게 뽑는 순간 방구만 '픽'하고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건 정말이지 너무 허무하다. 똥인 줄 알았는데 방구였구나 하는 그 허무감. 버스 안에서 항문에 힘주다보니 얼듯 똥 같아서 참았는데 그게 방구였다니... 그건 그렇고 지난주에 서울 출장 다녀오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것 같다. 역시나 급하게 많이 먹고 버스를 타니 방구가 나오는 것은 다연지사. 그날따라 그 간 헌금을 많이 낸 것에 대한 축복인지 몰라도 내 옆에 참으로 예쁜 아가씨가 앉았다. 그러나 역시 참고 참았지만 방구가 어찌나 마려운 지 안 꿀 수가 없었고 그래도 예쁜 아가씨가 옆에 앉아있으니 소리 안 나게 꾸어야 해서 그 순간 잔머리 굴려 버스 엔진 소리 심하게 나는 순간에 맞추어 방구를 꾸었다.

한마디로 완전 범죄였다. 그런데 이게 왠 냄새. 방구 소리는 감출 수 있었지만 냄새만큼은 감출 수 없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냄새는 내가 맡아봐도 정말 꾸렸다. 요즘 현 정부 들어 민초들에게 감추고자 했던 일들, 민간사찰부터 시작해서 많이 일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현 정부야 어떻게 하든 방구 꾼 적 없다고 오리발 내밀고 있는데 냄새가 지독한 것을 어찌하랴. 본인이 맡아봐도 정말 독한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텐데 계속 오리발만 내 민다. 에고, 이놈의 독한 방구 냄새만 풍기는 정부를 보며 내 옆 자리에서 말도 못하고 방구 냄새를 참아야만 했던 예쁜 아가씨 모습이 떠오른다. 아가씨,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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