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표심 변화로 본 18대 대선 풍향계 - 19대 총선 지지변화 누가 왜 바꿨나

18대 대선과 미묘한 타이밍…권력견제·균형 선택
새누리당 '대승' 민주당 '평년작' 선진당 '몰락'
朴風· 정권심판론 실패· 막말 파문 등 보수 결집
당선자 행보·당 정책 등 대선 표심변화 좌우할 듯

2012.04.17 19:42:58

충청지역의 19대 총선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새누리당 '압승' 민주통합당 '평년작' 선진당 '몰락'으로 귀결된다.

충청권의 대변정당을 자처했던 자유선진당은 당이 존폐 기로에 놓였을 정도로 처참하게 패배했다. 반면 새누리, 민주통합 양당이 충청지역을 나눠 가졌다.

18대 총선 당시엔 선진당이 대전 6석 중 5석, 충남 10석 중 8석, 충북 8석 중 1석을 차지했다. 대전과 충남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선 대전 0, 충남 3, 충북 0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반면 새누리당은 충청지역 전체 24석 가운데 18대 당시 단 1석에서 12석으로 성적이 수직 상승했다. 민주당은 18대 8석에서 19대 9석(세종시를 포함할 경우 10석)으로 늘었다. 다만 충북은 8개 선거구 가운데 새누리당이 5석을, 민주통합당이 3석을 각각 차지했다. 새누리당이 18대 국회에서 6석을 차지했던 민주통합당을 제치고 압승했다.

19대 총선을 각 선거구별 득표율을 분석해보면 대전의 경우 큰 특징이 없다. 반면 충남·북은 소지역주의가 나타났다.

충북의 정치1번지로 불리는 청주상당에서는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가 민주통합당 홍재형 후보를 따돌리고 승자가 됐다. 청주와 별다른 연고가 없음에도 정 후보는 자신의 주소지인 금천동을 비롯해 지역구 모든 동(洞)에서 청주토박이 홍 후보를 압도했다.

청주흥덕갑에서는 민주통합당 오제세 후보가 산남, 분평, 수곡1, 수곡2, 성화·개신·죽림동 등 대형 아파트촌이 위치한 지역에서 이겨 3선에 성공했다. 새누리당 윤경식 후보는 사직1, 사직2, 사창, 모충동에서 앞섰다.

청주흥덕을에서는 민주통합당 노영민 후보가 강서2동을 제외하고 모든 동에서 새누리당 김준환 후보를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청원은 14개 읍·면별로 지지율에 커다란 편차를 보였다. 3선에 성공한 민주통합당 변재일 후보는 내수, 오창, 가덕, 강내, 오송, 옥산 등 인구밀집 지역에서 새누리당 이승훈 후보를 압도했다. 이 후보는 낭성, 미원, 남일, 남이, 문의, 현도, 부용, 북이면에서 이겼지만 내수, 오창, 오송 등 3개 읍에서 크게 뒤져 고배를 마셨다.

충주에서는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가 모든 지역에서 야권 단일후보인 통합진보당 김종현 후보를 압도했다.

제천·단양에서는 새누리당 송광호 후보가 민주통합당 서재관 후보를 누르고 4선에 성공했다. 단양 출신인 송 후보는 단양은 물론 제천시내 모든 읍·면·동에서 서 후보를 큰 표차로 따돌렸다.

보은·옥천·영동 남부3군에서는 주요 후보 3명의 출신지와 소속정당 등이 복잡하게 얽혀 지역별 편차가 컸다. 승리를 거머쥔 새누리당 박덕흠 후보는 고향 옥천과 보은에서 우세를 보였고, 민주통합당 이재한 후보는 아버지 이용희 의원의 영향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패배했다. 심규철 후보는 고향 영동에서 절반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으나 무소속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중부4군(증평·진천·괴산·음성)에선 예상을 뒤엎고 새누리당 경대수 후보가 무난하게 승리했다. 괴산 출신인 경 후보는 소지역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 후보의 아성인 음성은 물론 진천, 괴산에서도 이겨 무난히 당선됐다.

대전은 거의 모든 선거구에서 투표구에 따른 순위 특징이 별로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동구의 경우 1위 이장우(새누리) 당선자 3만6천780표, 2위 강래구(민주) 3만5천69표, 3위 임영호(선진) 3만821표로 후보 간 표차가 적었다. 15개 동 가운데 5개 동에서 순위가 뒤바뀌어 이 당선자가 2위였다. 중앙동의 경우 임 후보가 1위, 용운동·대동·용전동·홍도동에선 강 후보가 1위로 나타났다. 그러나 표 차는 매우 근소해 뚜렷한 역전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중구는 강창희(새누리) 당선자가 타 후보를 큰 표차로 따돌렸음인지 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2, 3위 표 차가 적은 2위 권선택(선진) 후보와 3위 이서령(민주) 후보는 17개 동 가운데 5개 동에서 순위가 바뀌었다.

충남의 경우 개표 막판까지 초박빙 승부를 연출한 충남 금산·논산·계룡에선 선진당 이인제 당선자가 민주당 김종민 전 충남도정무부지사를 간발의 차이로 따돌려 6선 고지에 올랐다.

두 후보의 지역별 득표수를 보면 금산과 논산에선 이인제 후보가 앞섰다. 하지만 계룡에선 이 당선자가 6천40표로, 김 후보(6천590표)에게 550표 뒤졌다. 이, 김 두 후보 모두 논산 출신이어서 뚜렷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천안 을에서는 세번째 도전장을 내민 민주당 박완주 후보는 4만1천945표(41.91%)를 얻어 4만48표(40.02%)를 얻은 새누리당 김호연 후보를 간발의 차로 눌러 당선됐다.

홍성·예산은 새누리당 홍문표 당선자가 자유선진당 서상목 후보를 대부분 지역에서 큰 차이로 따돌렸다.

충청지역은 지난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이 겨우 1석만을 건졌던 불모지나 다름없던 곳이었다. 이번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예상을 뒤엎고 충청권에서 승리를 거둔 배경은 '박근혜 바람'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것에 이유를 달지 않는다.

결과론이지만 민주통합당의 '정권심판론'이 충청권 특히 충북에선 먹히지 않았다는 분석이지배적이다.

선거운동기간 초반만 해도 MB정부 심판론을 통해 선거 판도를 압도하고, 민주통합당이 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공천·선거운동 과정에서 김용민 후보의 막말파문과 제주해군기지와 관련한 색깔론 등 악재가 쏟아져 보수가 결집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충청지역 유권자들이 이번에도 절묘한 균형을 보여줌으로써 여야 양측 모두에게 오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18대 대선을 겨냥한 충청권 표심변화는 이번 총선 당선자들의 행보와 당의 정책 등에 따라 좌우될 공산이 크다.

/ 장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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