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간, 평범한 여성들의 도약을 기대하며

2012.06.27 21:07:39

박종복

충북여성발전센터 소장

다가오는 7월이면 17번째 여성주간(7.1~7.7)을 맞이하게 된다.

여성주간은 여성발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남녀평등에 대한 범국민적인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기간 중앙(서울)을 비롯해 각 지자체는 양성평등 의식을 고취시키는 다양한 문화행사와 수상식들이 열린다.

여성주간은 1995년 12월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에 따라 지정됐다. 1996년부터는 여성발전 기본법 시행령을 기념해 매년 행사가 이뤄진 계기가 됐다. 그러니 여성발전기본법이 제정 된지도 근 20년이 되어가고 있고 그동안 여성의 지위와 영역이 빠른 속도로 변화한 것도 사실이다.

여성발전 기본법을 필두로 강화된 성희롱 관련법과 성매매특별법, 여성채용목표제 도입, 그리고 최근 성별영향분석평가법 제정에 이르기까지 여성정책 체계의 수립과 실행에 눈부신 발전을 경험해온 것이다.

우리나라의 이 같은 여성정책체계와 법적 기반 마련은 세계적으로도 유래 없는 선진적 발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여성들의 발전과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각 교과과정에서 여학생들은 우수한 학업성과를 보이고 있고 행정고시, 사법고시 등 주요 국가시험에서도 합격자의 절반을 상회하거나 수석 자리를 독차지하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 주요 3당 대표도 모두 여성이 차지하는 등 여성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이와 같은 가시적인 발전들이 여성의 지위와 영역 확대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리 낙관적으로만 평가할 것은 아니다. 소수 고위직이나 뛰어난 여성들의 대표적인 활약이 대다수의 평범한 가정주부, 취업여성들이 한국사회에서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살고 있다고 할 만한 척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시험 여성 수석자의 등장은 자랑스럽지만 대다수의 젊은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낮은 임금에 불안정한 고용조건, 그리고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라는 차별의 현실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19대 총선 여성들이 당을 이끄는 대표로 선정되고 각 정당들은 '여성공천'을 개혁화두로 내세웠지만 결국 지역구 여성 공천 결과는 7%로 정치분야 여성대표성 확보의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다.

소수 뛰어난 여성들의 활약이 물론 자랑스럽고 고무적이지만 대한민국 대부분의 평범한 여성들의 현실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여성주간 행사 때 자주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이 있어 이 기회에 노랫말을 소개해 보려한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여자가 나서면 볼썽사납다…. 여자는 광고에선 인형, 인형…. 여자는 일터에선 반값, 반값…. 여자는 가정에선 공짜, 공짜…."

"백가지의 집안 일, 반복 반복 또 반복, 여자라서 아내라서 어머니라서 사랑의 이름으로, 모성애의 이름으로, 일할 의무만을 던져주고…. 나는 일이 필요해, 피부양자 딱지 떼는 일이 필요해…."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가 생산직, 사무직, 전업주부 등 평범한 여성들의 삶을 노래로 담은 가삿말 중 2편인, 현대사회 평범한 여성의 갈등과 애환을 담았기에 풍자적이면서도 여성이라면 공감하는 느낌이 들 것이다.

17번째 여성주간을 맞이하면서 고위직의 소수 여성들을 위한 성평등이 아니라 대다수 평범한 가정주부, 취업여성들이 한국사회에서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날들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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