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식별법, 이렇게 고치자

2012.07.19 09:53:41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요즘 우리나라에 빨갱이들이 너무 많다. 오죽하면 대통령까지 걱정이 되셔서 시도 때도 없이 이에 대해 언급하시겠나. 이게 모두 간첩들을 잡지 못해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 같은데 이들을 잡아보고자 인터넷에서 간첩식별법을 찾아보았다. 내용은 새벽에 등산복 차림으로 출현한 자를 비롯하여 총 11개 항목으로 되어 있는데 문제는 이 같은 간첩식별법이 현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를 현실에 맞게 다시 고쳐야 할 것 같은데 우선 지적사항에 대해 이를 조금 각색하여 소개해 보고자 한다.

먼저 새벽에 등산복차림으로 등장하는 자 부분이다. 현 국회의원으로는 이재오의원이 여기에 해당하고, 김영삼 전대통령을 비롯한 민주산악회 출신들도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우리 집 뒷산은 물론, 동네 공원에 가보면 개나 소나 모두 등산복입고 산에 오르거나 공원에 있는 애굿은 나무를 등짝으로 밀치는 수상한 사람들이 널려있다는 사실이다. 둘째, 은연중에 동무란 호칭을 쓰는 사람 부분인데 요즘 젊은 놈들 술집에서 틈만 나면 동무란 호칭을 쓴다. 셋째, 6.25때 행방불명되었다가 최근에 나타난 자 부분인데 6.25가 1950년도에 일어났으니까 북한이 이젠 환갑이 훨씬 넘은 노인네들을 간첩으로 내려 보내는 이유를 이해 못하겠다는 것이다. 넷째, 갑자기 생활수준이 높아진 자인데 강남에 가 보면 부동산투기로 졸부들이 너무 많고, 또 로또 당첨된 사람들도 이에 해당된다는 것 이다. 다섯째, 담배 값 등 남한실정을 잘 모르는 자인데 이것도 요즘 금연을 워낙 많이 하니 담배 값을 어찌 알겠으며.

특히 물가 부분도 옛날에야 물건을 한 두개 샀으니 물건 값을 알았지만 지금은 대형마트에 가서 한 번가면 기본 10만원이상 물건 사는데 개개물건 값을 어찌 알겠냐는 것이다. 그리고 심야에 이북방송을 청취 하는 자 부분인데 이것은 요즈음 라디오를 전혀 들어 본바가 없어서 잘 모르겠고, 군부대 주변을 배회하는 자 부분도 인터넷(구글)으로 보면 군부대 막사 화장실까지 다 나오는데 군부대 주변을 왜 배회하느냐는 것 이다. 또 현 정부에 불평불만이 많은 자 부분인데 이건 어찌 보면 온 국민이 간첩이라는 소리가 되어 도저히 현실에 맞지 않는 간첩식별법 같고, 직업 없이 사치생활을 영위하는 자 부분은 전두환 전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경륜, 경마, 경정장 등 도박장에 가면 수 없이 널려 있어 현실에 맞지 않는 다는 지적이다.

또한 군부대 상황을 알려고 하는 자 부분인데 아들 군대 보낸 어머니들이 아들이 애처로와 군부대 상황을 알려고 난리란다. 여기에 장기간 행불되었다가 나타난 자는 로또 당첨자와 강도폭력으로 교도소에 몇 년간 살다가 나온 사람 등 해당자가 너무 많아 식별기준이 안 된다는 지적이고 마지막으로 연고자 없이 외국 여행이 잦은 자 부분은 공무원들이 연고자도 없이 외국 여행이 잦고 특히 자원외교를 하시는 현 대통령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내 생각으로는 이런 시대에 맞지 않는 간첩식별법은 없애버리고 시대에 맞는 간첩식별법을 다음과 같이 만들면 어떨까 싶다. 첫째, 통합진보당의 당원이거나 이었던 자. 둘째, 파업에 동참했던 언론계 기자들. 셋째, 툭하면 촛불 시위하는 자. 넷째, 야당 국회의원(특히 북한 갔다 온 후 국회의원이 된 자). 마지막으로 대통령이나 여당 의원님들께서 말씀하신 종북 세력 및 주사파에 해당되는 자. 어때요? 훨씬 현실감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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