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의 기준이 어쩜 이토록 다를 수 있을까요?

2012.08.15 19:44:54

조동욱

충북과학대 교수

수일 전까지 올림픽 경기 시청하느라 밤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올림픽으로 말미암아 세상 시름 다 내려놓았던 행복하고도 행복한 시기였기도 했다.

날이 더워 한 마디로 돌아 버릴 지경이었는데 그나마 올림픽경기 시청하느라 세상에 그 많던 불평불만이 어디로 다 가 버렸는지 TV 앞에 집중하고 앉아 있는 내 모습을 보며 스포츠 우민화 정책이니 하며 잘 난 척하고 떠들어 댔던 내 자신이 얼마나 웃기는 인간 인가를 TV 앞에서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특히 세계의 양대 최대 조폭 두목 국가인 중국이나 미국과의 경기에서 이기는 날만큼은 기분이 좋아 그 간 집사람 몰래 숨겨 두었던 비자금을 다 털어 우리 연구실원들에게 술 거나하게 한 잔 사주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중국이나 미국에서 이긴 경기가 아예 없어 그 간 몰래 감춰 두었던 쌈지 돈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는 중 이다. 잘 숨겨 두었다가 기분이 기막히게 좋은 날에 만취하도록 술 마실 생각이다.

그건 그렇고 올림픽 개최 장소가 런던이어서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면서 신사의 나라 영국에 대해 이것저것 감탄 좀 받아 볼 까 싶었는데 박태환선수의 실격 사건,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 조준호선수의 판정 번복사건, 신아람선수의 1년 보다 더 긴 1초사건 등을 보며 영국 신사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퇴색되어 진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영국 신사들이 이렇게 퇴색 했구나 하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요 며칠 전 인터넷에서 자료를 검색하다보니 '한국, 영국, 프랑스의 중산층의 기준'이란 글을 읽고 영국에 대한 내 실망감이 다시 원위치하면서 한 편으로는 영국과 프랑스가 부럽고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우리는 언제 이런 의식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까 싶어 깊은 한 숨도 쉬어보았다.

얼마나 의식 수준이 차이가 나는지 이 글을 토씨 하나 안 고치고 그대로 소개해 보고자 한다.

먼저 대한민국의 중산층에 대한 기준이다. 부채 없는 아파트 평수 30평형대에 월 급여 500만원, 자동차는 2,000CC급 중형차, 예금액 잔고는 1억 이상이며 해외여행은 1년에 몇 번가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중산층에 대한 기준이다.

중산층의 기준에 대해 그 평가 요소가 여럿 있는 것 같아도 결국은 한마디로 돈만 어느 정도 갖추고 있으면 중산층으로 여긴다는 소리이다.

이에 비해 영국의 옥스포드대에서 제시한 영국민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조건은 첫 째, 페어플레이를 할 것 그리고 둘째,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질 것이다. 또한 나만의 독선을 지니지 말 것과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할 것과 불의, 불평,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등이 영국민이 생각하는 중산층에 대한 기준이다.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경우는 우선 외국어를 하나 정도 구사하여 폭넓은 세계 경험을 갖출 것이고 그 다음이 한 가지 분야 이상의 스포츠나 악기를 하나 이상 다룰 것이다. 또한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별미(別味) 하나 정도는 만들어 손님을 접대할 줄 알기, 사회 봉사단체에 참여하여 활동할 것, 남의 아이를 내 아이처럼 꾸짖을 수 있을 것, 사회 정의가 흔들릴 때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나설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프랑스에서 말하는 중산층의 기준이다.

이 글을 인터넷에서 보면서 올림픽 메달 세계 5위인 우리의 모습이 한 없이 작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아주 한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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