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탑 채석 흔적 현존하고 있다"

이찬희교수, 가능성 제기
같은 성분의 암석에 뚜렷한 홈쐐기 흔적
충주 산척면 송강천 노두에서 다수 발견
남한강 수로 16㎞를 피라미드 처럼 운반

2012.09.12 18:44:21


속보= 충주 중앙탑(국보 제 6호)의 채석 흔적이 현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공주대 이찬희(문화재보존과학과) 교수는 중앙탑 석부재의 원산지를 추적한 결과, 충주시 산척면 송강천 일대에서 중앙탑과 똑같은 성질의 암석이면서 동시에 떼어내기 수법이 남아 있는 여러 개체의 노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노두'(路頭)는 암석이나 지층이 흙이나 식물 등으로 덮혀있지 않고 지표에 직접 드러나 있는 곳을 말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중앙탑을 조립하는데 사용된 127개 석부재를 X-선 회절법 등으로 관찰한 결과, 흑운모 화강암·염기성 포획암·페그마사이트 세맥 등의 암석학적인 특징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또 암석이 지니고 있는 자성(磁性) 값인 전암대자율을 측정한 결과, 5.51로 나타났다.

이것과 비교하기 위해 산척면 송강천 노두의 전암대자율을 측정한 결과, 5.51로 동일한 값을 기록했다.

송강천 노두의 여러 암석 성분 역시 앞서 열거한 중앙탑 석부재와 똑같이 나타나는 등 둘은 '동일기원 암석'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통시대 석공들은 일반적으로 △홈파기 △홈에 나무쐐기를 박고 물붓기 △얼리기를 반복한 후 보다 강한 물질로 타격하기 등의 수법으로 석재를 잘랐다고 알려져 있다.

중앙탑 석부채의 채석 흔적으로 보여지는 암석으로, 충주 산척면 송강천 주변에 집중 산재해 있다. 쐐기를 박았던 흔적이 선명하다.

이 교수가 논문 작성을 위해 남한강 수계를 조사한 결과, 송강천 일대의 노두에서도 이와 같은 전통수법의 채석 흔적이 상당수 발견됐다. (그림 참조)

그는 "신라의 경주 남산과 백제 땅이었던 익산 미륵사지 주변에도 떼어내기 수법의 채석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며 고 밝혔다.

채취된 석부재는 수로로 16㎞를 운송된 뒤 중앙탑에 도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이 교수는 일대에서 채취한 석부재를 송강천-목계나루-남한강 수로 등 총 16㎞를 배로 중앙탑까지 운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림참조)

따라서 이 부분이 보다 정확히 규명되면 '중앙탑 원형찾기'와는 별개로, 당시 기술수준과 운송능력 등 사회상을 규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집트 피라미드처럼 석재의 운송 과정을 재현해 볼 수 있는 등 중앙탑은 관광면에서도 보다 풍부한 콘텐츠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채석 흔적의 노두가 '왜 산이 아닌 송강천 주변에 집중 분포하고 있는가'는 학계가 풀어야 할 숙제가 되고 있다.

일단 송강천 상류인 산척산에서 채취한 중앙탑 석부재가 배에 싣는 과정에서 남겨진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그 이상은 추적이 안 되고 있다.

이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얼마전 발간한 '문화재' 제 43권제 3호에도 실려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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