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와 군(軍) 정신무장

2013.10.30 16:24:05

김효겸

대원대 총장

판문점에서 서울까지 64Km, 평양까지 215Km거리이다. 이를 보면 더욱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안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남북한 대치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최윤희 합참의장의 "北, 중·러 동의 없이 전쟁가능" 발언에 심각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북, 상당수준 핵능력을 보유했다"는 발언에도 공감이 간다.

최 합참의장은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의 동의없이 충분히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안보는 매우 위급한 상황이라 아니할 수 없다. 북 무장경비함이 10월에만 9회에 걸쳐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는데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최 합참의장은 "지금 북한정권 형태를 봤을 때, 과거 6·25정변때와는 다르다고 본다"면서 "북한의 현 정권이 위협을 받거나 남북 군사력 균형에 변화가 오거나 그런 불완전한 조건에서 오판할 경우와 한미동맹에 균열이 있을 경우에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주적 개념을 백서에서 빼고나서 과거 북괴라고 불렀던 것을 북한으로 바꾼 후 정신무장이 해이해지지 않았느냐"는 국정감사 질문에 "장병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최 합참의장은 이어 "북한 김정은이 3년 내 무력으로 통일해서 청와대에 인공기를 꽂겠다고 했다는데 어떻게 대응하겠냐"라는 질문에 "북한은 수사적인 위협뿐 아니라 실제 도발할 능력을 나름대로 계속 준비해 나가고 있고 실제 훈련 양상을 보더라도 과거보다 도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상의 일련의 상황을 보면서 북 도발에 대한 대응전략이 그 어느 때 보다 요구됨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남북한간의 군사력이 균형점에서 불균형점으로 치닫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군사력 균형은 깨져가고 있다. 북한의 재래식 무기와 실전경험 미숙으로 남북한 군사력이 북한열세로 보는 전문가도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와 국민들은 핵을 보유한 북한의 상황으로 보아 북한의 우세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공군전투력면에서 본다면 북한의 재래식 비행기 대수는 우리측 비행기 대수보다 많지만 우리측의 비행훈련기술이 월등해서 우리측 공군력이 우세하다고들 말하고 있다. 이에 방심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본다. 문제는 군인들의 사기와 정신무장이다. 사기는 높고 정신무장이 약하면 이 또한 전투력이 약하다는 말이 성립될 수 있다. 정신무장이 강하고 사기가 낮으면 이 역시 전투력이 약해질 수 있다. 사기와 정신무장이 높거나 강한 군대야말로 전투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어떠한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군의 사기와 정신무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연약한 정신무장 가지고는 남·북한 대치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 북한 군인들의 정신무장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다. 이것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게다. 어릴 때부터 주체사상에 몰입되어있고 오직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세습의 합리성에만 교육받은 그들의 정신무장과 자유분방한 우리군의 정신무장은 비할 바가 못된다.

서해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서해2함대 주력 구축함인 을지문덕함이 지난해 12월 새벽에 대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어청도 부근 해상에서 5시간 동안 '먹통'인 채로 멈춰섰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그 시간에 북이 공격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서해에서 벌어진 세차례의 남북해전 중 1999년 첫 교전 때 서해 북방 한계선 침범부터 상황종료까지 3시간 30분이 걸렸다. 2002년 2차 교전은 1시간, 2009년 3차교전 때는 13분만에 끝났다. 순간의 대응이 갈수록 중요해 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5시간 동안 서해 핵심전력이 공백상태에 놓여 있던 점은 우리 안보의 취약상이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재강조하면서 안보불감증에 경종을 울린다. 아울러 군(軍) 정신무장에 각별한 대책을 당부하면서 사회전반에 스며든 안보불감에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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