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안보와 종자산업

2008.04.16 18:25:40

‘애그플레이션’이 세계를 불안케 하고 있다. 2007년 초 세계 곡물가격의 폭등은 우려했던 범세계적 식량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는 신호탄이 아니가 걱정된다. 식량 자급율이 28%에 불과한 우리는 매년 약 1500만톤의 곡물을 외국에서 수입해서 우리가 직접 먹거나 가축의 사료로 쓰고 있다.

우리는 금번 국제 곡물가격 폭등의 사태로 식량안보는 비교우위론의 경제원리를 적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것을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웠다.

식량안보는 종자산업 발전의 토대위에만 구축될 수 있다. 인류가 식량부족을 해결하지 못하는 한 ‘식량전쟁‘의 위험이 사라지지 않듯이 일부 다국적기업의 종자 독과점은 언제든 종자전쟁‘ 을 치달을 수 있고 이는 곧 식량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997년 국제구제금융(IMF)사태를 거치면서 거대자본을 앞세운 다국적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동원하여 흥농종묘 등 국내의 주요 종자회사를 M&A 했다. 현재 국내 50여개 등록업체 중 종자개발능력을 갖춘 회사는 농협종묘개발센터, 농우바이오, 한농종묘 등 3개회사 정도이다.

우리가 외국에 지불하는 농작물 로열티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농진청에 따르면 2006년 기준로열티 지급액은 모두 124억원으로, 2001년 6억원에서 5년새 20배나 증가했다.
내년부터 품종보호권의 적용이 대폭확대 되기 때문에 딸기, 감귤, 참다래 등 모든 작물로 확대되면 농가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렇게 로열티를 무는 것은 이들 원예 품목에 대해 2002년부터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 협약에 따른 ‘품종보호권‘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UPOV)은 신품종 개발자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약으로 여기에 가입한 나라는 10년 안에 모든 농작물 종자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내딸기의 경우 65% 가량은 일본산 품종이다. 일본 측의 요구대로라면 포기당 5원씩, 약 30억원의 로열티를 지불해야한다. 또한 제주도에서 재배되는 뉴질랜드 제스프리사가 개발한 참다래(키위)품종인 ‘제스프리 골드’에 대해서도 판매액의 20%인 약 40억원을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이러한 로열티 문제는 유통, 수출과 연계되어 있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식량안보와 농가소득 안정화 차원에서 종자산업의 발전을 위해 다음과 같이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종자산업은 미래 인류에게 필요한 자원을 제공해주는 무한한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여야 한다. 또한 목표달성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여 농가가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홍보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국가차원의 R&D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작목별 산학관연 연구사업단을 늘이고, 국산품종의 보급과 민간육종사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며, 연구·개발·보급 분야에서 정부와 민간의 역할 분담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셋째. 육종에 종사하는 전문가의 양성해야 한다. 전문연구원들의 획기적인 확충과 안정적으로 우량품종을 연구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보장하고 인사상 우대조치 등 사기진작 대책이 필요하다.

넷째. 정부는 종자산업의 장기적인 발전방향을 민영화에 두고 종자보험 제도를 도입하는 등 법적· 제도적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다섯째. 수입대체품종 뿐만 아니라 수출전용품종을 개발하여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홍보를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윤병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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